삼성 "정부 방침 적극 협력…메르스 관련 다각적 예방조치 검토"
[뉴스핌=추연숙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오는 4일~5일로 예정됐던 삼성그룹의 주요 행사인 신입사원 하계수련회가 연기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3일 브리핑에서 신입사원 하계수련회 진행 여부에 대한 질문에 "어떻게 결정될 지 모르겠다"며 "오늘 아침 교육감들이 모여서 체육대회를 자제하라고 행정지도를 하시는 것 같던데, 거기서 어떤 조치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또 "다같이 모이는 행사를 자제하라는 지침이 나오면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전 메르스 확산 방지대책 마련을 위해 서울과 경기, 충남, 충북 교육감을 정부서울청사로 긴급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과거 사장 시절 경영진과 함께 삼성 신입사원 하계수련회에 참석해 응원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 |
삼성은 신입사원 연수의 마지막 과정인 2015 삼성 하계수련회를 오는 4일부터 5일까지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에서 개최하기로 한 상태다.
삼성 하계수련회에는 3급(대졸) 신입사원이 모두 참석하고 그룹 및 계열사 최고경영진까지 참여해 1만명에 가까운 임직원이 한 자리에 모인다. 참여자는 총 9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임직원들은 통상 줄여서 '하계수'라고 부르며, 5~6월 사내 주요 관심사다.
1987년 시작된 '하계수'는 과거 삼성의 비자금 특검 기간에도 열렸을 정도로 삼성그룹이 중요하게 여기는 행사다.
이 행사를 위해 계열사별로 신입사원 30여명이 선발돼 이미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단은 약 1개월간 합숙하며 응원, 공연 등 행사 진행을 준비한다.
올해 행사가 어떤 내용으로 진행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통상적으로 발대식, 응원연습, 신입사원 장기자랑, 체육대회, 응원전, 강연 등으로 구성된다. 또 오는 7일은 이건희 회장이 1993년 신경영 선언을 한 지 22년째 되는 날로, 행사에서 관련된 동영상 시청 등 이벤트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룹 지배구조 재편과 함께 최근 들어 부쩍 대내외 활동이 많아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는다고 삼성 측은 밝혔다. 이날 이 부사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참석 않을 예정이다. 그룹 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하기로 돼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삼성이 메르스 예방을 위해 행사를 연기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그룹 계열사별 사내 일정도 일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메르스 정부 방침에 적극 협력해 임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가기 위해 다각적인 예방조치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삼성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수 천 명이 모이는 행사다보니 세월호 때처럼 정부에서 학생들 단체 활동 자제를 권고하는 등 지침이 있으면 (하계수련회가) 조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이날 오후 신입사원 하계수련회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