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핵그룹 이집트와 MOU, 수주경쟁 격화예고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기업들이 원자력발전 기술 수출에 시동을 걸면서, 해외 원전 시장의 선발 주자인 한국·일본 업체들과의 수주 경쟁이 격화할 전망이다.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중국 3대 원자력발전 기업 중 하나인 중국원자력공업그룹(中核集團,CNNC, 이하 중핵그룹)이 최근 이집트 원자력발전관리위원회와 '원자력발전협력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중국은 이집트 원자력발전 사업 수주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중핵그룹은 양해각서 체결 후 중국개발은행 카이로 지점을 방문해 중국의 자체 개발 원자력발전 기술인 화룽일호(華龍一號)를 이용한 이집트 원자력발전 시장 진출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이집트를 줄곧 원자력발전 기술 수출의 요지로 보고 이집트와의 협력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2014년 베이징을 방문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이집트의 경제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리 총리는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경제벨트) 프로젝트가 이집트의 국가발전 전략 방향과 일치한다고 강조하며, 중국이 고속철·철도건설·해저터널과 원자력발전 등 이집트의 대형 프로젝트에 참가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중국과의 우호 협력 확대를 의망하며, 중국 기업의 이집트 건설 사업 참여를 환영한다"고 답했다.
이집트는 2014년 초 심각한 전력난 해소를 위해 원자력 발전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원자로 건설을 위한 국제 경쟁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집트 전력부는 정부 차원에서 경쟁력있는 국제 전력 회사화의 직접적인 계약 방식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집트는 전국적으로 매일 평균 3시간 정전을 시행 해야할 만큼 전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 남부 지방은 하루에 7시간 이상 정전을 할 때도 많아 이집트 정부는 원자력발전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러시아 등 원자력 기술 강국들은 중국보다 한발 앞서 이집트 원자력건설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 11월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가 이집트를 방문해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포함한 대형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조만간 이집트을 상대로 원자력 발전 프로젝트 설명회를 개최하고, 기술 전수와 현지 원자력발전 전문가 양성에 나설 예정이다.
아베 일본 총리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각각 올해 1월과 2월 이집트를 방문해 원자력발전소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의 협력을 협의했다.
중국은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안정성 문제로 원자력발전 사업을 잠정 중단했지만, 올해 들어 원자력발전 산업 재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핵그룹 등 주요 원자력발전소 운영 기업의 상장을 추진하며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확보에 주력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처럼 중국이 원자력발전 산업 발전과 해외 진출에 나서면서 해외 시장에서 공사 수주를 위한 각국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한국·일본·러시아 등 다른 원자력발전 기술 강국보다 중국의 출발이 다소 늦었지만, 자체기술력과 자금력 그리고 막강한 외교력을 바탕으로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