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신동빈·권오준 회장 등 모리 총리 면담..협력확대 모색
[뉴스핌=송주오 기자]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재계 인사들이 밀레니엄힐튼 호텔로 몰려들었다. 방한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사업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메이크 인 인디아'를 표방하고 있는 모디 정부는 인도 내 제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15%에 불과한 제조업 비중을 2022년까지 25%로 확대하고 1억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내 기업들의 인도 현지 투자 확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왼쪽 위부터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재계의 맏형격인 정몽구 회장은 이날 10시 40분경 서울 밀레니엄힐튼 호텔에 도착해 모디 총리를 기다렸다. 모디 총리는 당초 예상보다 늦은 11시 17분께 호텔에 도착해 곧장 정 회장과 단독 만남을 가졌다.
정 회장과 모디 총리의 만남은 10여분만에 끝났다. 정 회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인도 제3공장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모디 총리는 현대차에 제3공장 건립을 요청했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제1, 2공장을 운영하며 연산 65만대 규모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1만1471대를 판매해 16.2%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이보다 13% 증가한 46만5000대를 판매 목표량으로 세웠다.
이어 12시경 BMW 7시리즈를 타고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호텔에 도착했다. 구 부회장은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대동한 채 모디 총리와 환담을 나눴다. 구 부회장은 면담 후 별다른 말 없이 호텔을 떠났다.
전자업계 라이벌인 삼성전자에서는 신종균 IM(IT·모바일)부문 사장과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이 모디 총리를 만나 현안을 나눴다.
신 사장은 모디 총리를 만나 "삼성은 인도에서 1995년부터 단말기도 팔고 네트워크도 깔고 사업을 하고 있다"며 "협력을 많이 하자"고 논의했다고 전했다.
12시 50분께부터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모디 총리와 인도 내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권 회장은 이 자리에서 "포스코가 인도에서 사업을 많이 하고 있어 도와달라고 말씀드렸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하공정 사업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하공정은 쇳물 만드는 과정인 상공정 라인에서 생산된 빌렛, 슬라브, 열연강판 등을 구입해 압연공정 거처 최종 철강제품 생산하는 단계를 뜻한다.
포스코는 지난 1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빌레바가드 산업단지에서 180만톤 규모의 냉연공장 준공했다. 내년에는 인도 구자라트주에 포스코-IAPC 가공법인이 준공될 예정이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인도 오디샤주 일관제철소 건설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포스코는 지난 2005년 오디샤 주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광산채굴권 허가와 부지 확보 등의 문제로 10년째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모디 총리와 인도 내 사업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도는 모디 총리의 경기부흥 정책으로 해마다 7%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 등 매력적인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롯데는 현재 다양한 현지 투자 방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오전 롯데호텔에서 코트라, 인도상공회의소와 함께 '한-인도 CEO 포럼 출범식'을 개최했다.
포럼위원에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LG전자, 이디티야비를라, 바라트호텔, 엑스프로 인디아 등 양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참여해 무게감을 높였다.
포럼에서는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해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으며 양국의 경제협력 수준을 한 단계 제고시키자는 목표에 합의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본회의 환영사를 통해 "인도 정부가 추진 중인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의 성공 파트너 역시 인프라 및 제조업 강국인 한국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아시아 3, 4위 경제대국인 인도와 한국 양국이 굳건한 파트너로서 힘을 합친다면 아시아 시대의 주역으로 함께 우뚝 설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