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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이게 진짜 반전이다 ‘악의 연대기’

기사입력 : 2015년05월12일 09:32

최종수정 : 2015년05월11일 17:44

영화 ‘악의 연대기’에서 최반장을 열연한 배우 손현주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핌=장주연 기자] 특급 승진을 앞둔 최반장(손현주)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의문의 괴한에게 납치를 당한다. 위기를 모면하려던 그는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승진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기로 한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최반장이 죽인 시체가 경찰서 앞 공사장 크레인에 매달린 채 공개된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덮기 위해 사건을 조작하고 재구성한다.

“난 살인마의 아들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영화 ‘악의 연대기’(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공·배급 CJ 엔터테인먼트)는 전체적으로 모난 데 없이 잘 굴러간다. 크게 봤을 때 충분히 임팩트도 있고 한쪽 마음을 묵직하게 만드는 힘도 있다. 불편한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나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는 점도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악의 연대기’의 가장 큰 강점은 ‘반전’이다. 사실 영화는 긴박감 넘치는 처음과 달리 후반부로 갈수록 세부 힘들이 다소 약해진다. (반전이 드러나기 전까지) 예상대로 이야기가 흐르고 손현주 혼자만 허우적거리며 조금씩 늘어지는 것. 하지만 그때, 생각지 못했던 반전이 시작되며 관객들의 뒤통수를 친다. 특히 일부러 예상 가능한 반전을 계속 깔아두고 그걸 한순간에 뒤엎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롭다.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는 영화를 이끄는 힘이다. 그러니 그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빼먹을 수 없다. 스릴러 장르에 일가견이 있는 손현주와 살인자만큼이나 형사가 익숙한 마동석의 연기는 정말이지 흠 잡을 데가 없다. 물론 그간 수차례 봐왔던 모습인지라 지난 배역들을 상기시키는 경향은 있다. 하지만 그들은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캐릭터를 보강해 극의 입체감을 살렸다.

처음으로 스크린에 도전장을 내민 박서준에게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달콤한 말과 행동으로 안방극장 여심을 흔들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로맨틱한 모습을 모두 거둬냈다. 대신 그간 보지 못했던 또 자신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쟁쟁한 선배들의 연기에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반전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의 백미라면 음향과 애드리브는 보너스 트랙이다. 먼저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음악은 영화의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반면 무게감이 과하다 싶을 때면 한 번씩 마동석의 깨알 애드리브가 등장해 분위기를 전환한다. 그는 어둡고 진지한 이야기 사이사이를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메웠다. 그리고 그 덕에 관객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웃음까지 덤으로 챙겨가게 된다. 

영화 ‘악의 연대기’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마동석(왼쪽부터), 박서준, 손현주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덧붙이자면 ‘악의 연대기’에는 지난해 흥행한 이선균·조진웅 주연의 영화 ‘끝까지 간다’를 연상케 하는 부분이 분명 있다. 메가폰을 잡은 백운학 감독 역시 이를 지적하는 말에 “도입부가 유사한 건 인정한다”고 했던바.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전체적인 시작과 설정이 비슷할 뿐 ‘악의 연대기’는 확실히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특히 감성을 자극하는 묵직한 사연이 있고 엔딩신이 마냥 가볍지 않다는 점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1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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