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장수상회’에서 열연한 배우 윤여정(왼족)과 박근형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영화 ‘장수상회’(제작 ㈜빅픽쳐·CJ엔터테인먼트,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는 강제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동시에 가장 강제규 답지 ‘않은’ 영화이기도 하다. 그간 영화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마이웨이’ 등 블록버스터들로 재미(?)를 봤던 강제규 감독은 처음으로 로맨스(정확히 말하면 로맨스라기보다는 가족영화에 가깝지만) 영화에 도전했다.
그래서일까. 사실 ‘장수상회’는 그간의 작품들과 달리 극 초반 살짝 처지는 감이 있다. 하지만 강제규 감독은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질 때마다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될 여지를 남긴다. 특히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성칠과 금님에게 엄청난 비밀이 숨어있음을 암시, 관객의 몰입도를 최고치로 끌어올린다. 그리고 마침내 이야기가 절정에 치달았을 때 스릴러 장르 못지 않은 역대급 반전을 선사한다. 눈물과 감동은 덤이다.
박근형과 윤여정의 연기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로 로맨티스트에 등극한 박근형은 반경을 넓혀 스크린에서도 그 매력을 발산했다. 관심이 생긴 여자를 위해 미리 배워둔 데이트 노하우를 (엉성하게) 사용하는가 하면, 토끼 머리띠를 하고 놀이기구도 탄다. 어디 그뿐이랴 여자 화장실 앞에서 금님의 가방을 든 채 노래도 부른다. 박근형은 이런 성칠의 투박하면서도 수줍은 면면들을 잘 살려냈다.
윤여정은 영화 ‘여배우들’이나 ‘돈의 맛’에서 보여준 도회적이고 냉정한 이미지를 완전히 버리고 순수하고 헌신적인 금님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극 초반에는 소녀 같은 싱그러운 매력을 뽐내고 극 후반에는 그 세월을 겪어본 이들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절절함을 표현한다. 여기에 조진웅, 한지민, 황우슬혜, 문가영, 엑소 찬열 등이 합세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고 백일섭, 김정태, 임하룡 등이 깜짝 출연해 재미를 더한다.
영화 ‘장수상회’ 스틸컷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