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전업주부도 연금·건강·자기관리 필요"이색 주장
[뉴스핌=이에라 기자] 집안일과 남편 내조, 자녀 뒷바라지에 몰두했던 전업주부들에게 자신만의 통장과 휴가, 자기관리 등을 통해 주부생활에서 독립하라는 색다른 은퇴 리포트가 등장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는 '대한민국 아줌마에게 고(告)함'이라는 내용의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선보였다.
그동안 은퇴 관련 리포트는 100세 시대를 맞는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 남성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져왔다. 그러나 이번 리포트는 사실상 업계 최초로 전업주부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김민영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원은 "가정 안팎으로 내조에 전념했던 중년 여성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며 "베이비부머 세대 남성들 그늘에서 벗어나 주인공으로 당당히 조명받을 차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은퇴남편 증후군'·명절증후군' 등 각종 증후군 때문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처럼 가슴속에 홧병만 키우지 말자"며 "중년 여성에게 아내, 어머니, 전업주부의 삶이 아닌 여성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전업주부도 월급 받자 "국민연금·연금저축계좌로"
먼저 노후대비를 위한 월급을 받기 위해서 국민연금에 가입하라고 강조했다. 전업주부도 국민연금과 연금저축계좌 등은 가입할 수 있다.
기존 국민연금은 소득활동에 종사할 경우에만 의무가입하지만, 전업주부 처럼 소득이 없더라도 본인의 노후를 위해 임의로 가입하는 임의가입 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국민연금 임의가입제도는 사업장 가입자나 지역가입자가 될 수 없는 사람도 국민연금에 가입해 혜택을 받게 하는 제도다. 사업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 외에 18세 이상 60세 미만인 자가 본인이 희망할 경우에 신청하면 된다. 최소 10년간 납입을 해야 한다.
다만 납입기간 10년 도중, 60세를 넘더라도 임의가입 계속 자격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타공적연금 가입자나 조기노령연금 수급권을 취득한 사람, 노령연금 수급권을 취득한 60세 미만의 특수직종 근로자, 사업장 가입자, 지역 가입자, 외국인 등은 임의가입 제도를 가입할 수 없다.
김 연구원은 "한때 국민연금은 강남권 주부들 사이에 크게 입소문을 타며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며 "지난 2009년 이후 국민연금 여성 임의 가입자수는 40~50대 이상에서 급속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40대와 50대 여성의 국민연금 임의가입 수는 지난 2008년 4474명, 1만4808명에서 5년 뒤인 2013년 4만8493명, 8만1320명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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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민연금은 민간연금과 달리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연금의 실질가치가 보장되는 점도 주목할만하다"고 덧붙였다.
10년이라는 기간이 너무 길다면 연금저축계좌를 활용할 수 있다.
연금저축 계좌는 최소 5년 이상 가입기간을 유지하고 만 55세 이상이면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돈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찾을 수 있기도 하다. 본인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면 연금저축계좌에서 연금저축펀드로 자금을 운용할 수도 있다.
아울러 본인만의 삶과 노후를 위한 '여우통장'도 전업주부들을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꼽혔다. 최근 남편들이 비자금 관리를 위해 인터넷으로 조회가 되지 않는 '멍텅구리 계좌'를 들고 있듯 자신만의 통장을 만들라는 얘기다.
대표적 수단으로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있다. CMA는 연 1.90~1.95%(RP형, 지난해 말 기준)의 수익률로 은행 예금금리보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자금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출금할 수 있고, 매일 이자가 붙어 잔고를 확인할 수도 있다.
김 연구원은 "자금 목적을 분명하게 설정해야 하는 것을 명심하라"며 "수시로 꺼내 쓸 수 있는 통장과 중장기적으로 누후대비에 필요한 통장을 따로 만들어 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임시 집안일 파업도 OK! 나를 관리해라
김 연구원은 이어 은퇴 후 남편이 가사 분담에 비협조적이라면 잠시 가사 파업을 해보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말이 쉬어 파업이지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남편들에게 아내의 빈자리를 충분히 느끼게 만들어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사 분담에 대한 부부간 충분한 대화와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남편, 자식 골고루 참여할 수 있도록 가사 분담 역할을 정해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전업주부 스스로 자기 관리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김 연구원은 일본에서는 50세 이상 중년여성의 운전면허 취득자수가 증가한 점을 예로 들며 본인의 삶을 즐기고 다양한 활동을 시도해보라고 언급했다.
그는 "구청이나 백화점 등의 문화센터를 다니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며 "취업을 고려하는 경우에는 공공기관에서 운용하는 재취업 프로그램을 활용하라"고 권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새일시스템, 고용노동부의 워크넷, 각 시도에서 하는 여성발전센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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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나의 건강이 곧 가정의 건강'이라는 생각으로 건강관리를 충실히 하라고 조언했다. 중년 여성들에게 발생하기 쉬운 오십견 등 근골격계 질환, 여성 질환을 특히 신경쓰라고 전했다.
그는 "연령과 보험자격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검진 종류와 범위가 달라지므로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건강관리협회 지역센터에 문의하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비용이 부담되면 가까운 보건소에서 무료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