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자 몰리는 업종대표주, 작년 160% 오른 주가 올해도 강세 예상
[뉴스핌=조윤선 기자] 최근 중국증시에서 증권업계 선두 증권사인 중신증권(CITIC, 600030.SH)이 각종 이슈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중신증권은 최근 이례적으로 증권주가 고평가되어 있다며 투자등급을 하향조정, 증권주 투자에 대해 관망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라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중신증권이 홍콩 H주식에 대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19일 중국증시 대폭락장 직전인 1월 13~16일 대주주인 중신그룹(CITIC)이 중신증권 지분을 대량 매각해 내부자 거래 의혹까지 불거졌다.
19일 A증시 폭락장세와 더불어 당일 중신증권 거래액이 14억7100위안으로 급감했다가, 20일 주가가 10% 가까이 급락했음에도 거래액은 352억 위안으로 급증한데 대한 시장의 해석도 쏟아지고 있다.
◆중신증권 자체 평가 등급은 '관망'
19일 상하이 증시가 8% 가까운 대폭락 장세를 연출한 후, 20일 2% 가까이 오르며 반등했다. 하지만 증권 섹터는 20일에도 다수 종목이 하한가를 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날 중신증권 주가도 9.89% 폭락한 26.69위안에 머물렀다.
중신증권은 최근 A증시 강세 속에서 증권주 상승을 주도하며 대다수 전문기관이 추천한 증권 유망주로 주목받아 왔다. 지난해 주가상승률이 160%에 육박하기도 했다.
16일 기준, 중신증권 시가총액은 3626억 위안(약 63조원)으로 최근 2개월새 시가총액이 두 배가량 급증하며,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 다음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큰 증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증권일보(證券日報) 등 중국 매체는 중소증권사 관계자들은 사실 중신증권 전망을 낙관적으로만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화동(華東)지역의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 곳에 소재한 다수 증권사들이 중신증권 주가가 고평가 됐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신증권연구소도 최근 이례적으로 증권주에 대한 평가등급을 매각도 매수도 아닌 '중간(관망)'으로 하향조정했다.
그 이유는 중신증권의 신용거래 및 대주 거래 규모가 증권사 중 가장 크고, 신용대주 거래 규정 위반으로 3개월간 신용 대주거래 신규업무 중단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중신증권 연구보고서는 현재 증권업계 주가순자산배율(PBR)은 3.4배, 대형 증권사 PBR은 2.65배로 고평가 되어 있다고 분석, 관망하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을 조언했다.
주가순자산배율은 재무 체질면에서 주가를 판단하는 척도로, 재무 내용에 비해 주가가 어느 정도의 수준에 있는 가를 나타낸다. 이 배율이 높다는 것은 주가가 재무 내용에 비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우한(武漢)과학기술대학 금융증권연구소 소장 둥덩신(董登新)도 "A증시 증권주 주가상승폭이 200%에 육박하고 주가수익배율(PER)이 50배에 달하고 있다"며 증권주의 버블현상을 지적했다.
◆내외국인 투자자 저가매입 기류 '꿈틀'
19일 증시 대폭락 속에서 중신증권 주식 거래액이 대폭 줄어들었다가, 이튿날인 20일 거래액이 크게 늘어나 그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19일 당일 중신증권은 하한가를 기록하며 거래액이 14억7100만 위안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날 증권 섹터 총 거래액 301억8800만 위안 중, 중신증권은 4.87%를 차지했다.
20일 상하이증시가 2% 가까이 반등했음에도 중신증권 주가는 또 다시 하한가 수준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거래액은 352억 위안으로 급증, 당일 증권 섹터 총 거래액 1063억7000만 위안 중 33.09%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1.19' 대폭락장 이후, 20일 거래량이 352억 위안으로 급증한 것은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일보에 따르면, 이날 중신증권 주식을 가장 많이 매수한 곳은 ▲해통증권 상하이 건국서로(建國西路)증권영업부 ▲후강퉁 전용계좌 ▲화태증권 베이징 옹화궁(雍和宮)증권영업부 ▲중신증권 선전 선남중로(深南中路)중신빌딩증권영업부 ▲국신증권 선전 태연구로(泰然九路)증권영업부로 드러났다.
◆중신그룹 A주 대량매각 의도는
한편, 중신증권 대주주인 중신그룹은 19일 대폭락장 직전인 13~16일 대량의 지분을 매각해 내부자 거래 의혹에 휘말렸다.
중신증권이 사전에 정부 당국의 징계를 받을 것을 알고, 주가 폭락을 예상해 앞서 지분을 대량 매도했다는 시장의 의구심이 증폭된 것.
19일 밤 중신증권은 공고를 통해, 사전에 징계 사실을 입수한 바가 없으며 이번 지분 매각은 정상적인 경영 의사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신그룹이 A주를 매각한 것은 중신증권 홍콩 H주식에 대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시행 , 차익 투자수익을 취득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교차거래) 시행 후 많은 투자자들은 차익거래가 활발해져 그동안 비싸게 거래된 상하이 A주와 홍콩 H주간의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격차는 오히려 점점 더 커졌다.
지난 1일~10일 중신증권 A주 가격은 34위안 가량, H주 가격은 29홍콩달러(약 23.4위안) 가량으로 가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중신증권의 대주주에게는 비싼 A주를 매각하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저평가된 H주 주식 수를 늘려 차익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좋은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중신증권은 10개 기관과 기업, 자연인을 대상으로 15억주 미만의 H주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매체는 중신증권 H주를 위안화로 환산하면 20위안 안팎으로, 중신그룹이 매도한 A주 주식 3억4800만주 만큼을 H주로 발행할 경우, 중신그룹의 보유지분 수는 변동이 없으면서 대주주의 지위도 유지하고 54억 위안의 차익까지 챙길 수 있다고 추산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