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 가운데 주요 증시가 완만하게 상승했다.
독일 경제가 간신히 마이너스 성장을 모면한 가운데 이번 성장률 지표가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을 재촉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14일(현지시각) 영국 FTSE 지수가 18.92포인트(0.29%) 오른 6654.37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가 4.43포인트(0.05%) 소폭 상승한 9252.94를 나타냈다.
프랑스 CAC40 지수가 14.51포인트(0.35%) 오른 4202.46에 거래를 마쳤고, 스톡스600 지수는 0.23포인트(0.07%) 소폭 내린 335.63에 마감했다.
이날 EU 통계청에 따르면 유로존 경제가 3분기 0.2%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0.1%를 웃도는 수치다.
그리스가 0.7% 성장하며 약 6년만에 침체를 벗어났고, 아일랜드와 스페인 역시 견조한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독일 경제가 0.1% 성장하는 데 그치면서 유로존 경제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확산됐다. 독일이 유로존 경제의 28%를 차지하는 만큼 강한 성장 회복을 이루지 못할 경우 전반적인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시장조사 업체 마르키트의 크리스 윌리엄슨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성장률의 헤드라인 지표는 시장의 기대치를 넘어섰다”며 “하지만 유로존 경제가 여전히 위기 상황이며, 이번 지표가 ECB의 부양책을 재촉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 심리를 다소 위축시켰다”고 설명했다.
클레어인베스트의 이온 마크 바하루 펀드매니저는 “이날 유럽 증시는 뚜렷한 방향을 드러내지 않았다”며 “주간 기준으로 보더라도 주가가 보합권 이내에서 등락한 것은 연말을 앞둔 데다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만한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섹터별로는 헬스케어 및 에너지 관련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아스트라제네카가 1.6% 내렸고, 노바티스가 1% 이내로 하락하는 등 스톡스600 지수를 구성하는 19개 업종 가운데 헬스케어 섹터가 가장 큰 폭으로 밀렸다.
에너지 종목 가운데는 SBM 오프쇼어가 브라질 정책자들에게 뇌물을 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라 4% 가까이 급락했다.
반면 에어버스가 1.6% 올랐고, 프랑스 건설 업체인 브이그가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데 따라 4% 이상 뛰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