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개발에 유통업체 인수로 IoT·스마트홈 경쟁력 높여
[뉴스핌=송주오 기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낙점한 스마트홈과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사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스마트홈 핵심 기술인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에 집중해 왔지만 최근들어 유통채널까지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기틀을 마련했다.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사업 이후를 대비하는 체질 개선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모양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공조전문 유통회사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를 인수했다. 콰이어트사이드는 1997년 설립된 업체로 미국을 중심으로 북미지역에 500여개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인수는 과거 행보와는 달라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약점으로 지적돼 온 소프트웨어 경쟁력 제고에 집중해 왔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인텔과 구글이 주도하는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 협력체인 오픈 인터커넥트 컨소시엄(Open Interconnect Consortium OIC), 스레드(thread)그룹 등에 참여했다.
더불어 자체 플랫폼 개발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국 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 회사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사업=개방형 플랫폼 개발'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플랫폼 분야에 매진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유통업체를 인수함으로써 사업 흐름의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이는 시장의 성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사물인터넷과 스마트홈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기기간 연결이 이뤄진다. 운영체제(OS)가 중심이던 스마트폰 시장과는 다르다.
신동형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사물인터넷 환경에서는 OS 개발사들이 주도권을 가졌던 것과 달리 웹 혹은 제조 영역에서 지배력을 가진 기업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사물인터넷 시장에서는 플랫폼 못지 않게 제품 보급도 시장 주도권을 잡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의 콰이어트사이드 인수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다.
최근 공조기는 무선 네트워크를 지원해 기본적으로 스마트홈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한 통상 공조기와 같은 브랜드의 연관 제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자연스럽게 자사의 스마트홈 서비스를 노출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조기는 모든 건물에 들어가는 것으로 같은 브랜드의 연관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에 따라 스마트홈 서비스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DC은 세계 사물인터넷 솔루션 시장 규모가 지난해 1조9000억달러(약 2000조원)에서 2020년에는 7조1000억달러(약 700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