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업들 줄줄이 타격 '우려'…佛르노·獨지멘스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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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주명호 기자] 내로라하는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불안감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러시아 경제제재 확대 움직임 때문이다.
주된 배경은 러시아에 투자한 사업들이 줄줄이 커다란 타격을 입을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러시아 경제제재가 길어질수록 기업들이 받을 충격도 대폭 커질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9일(현지시각)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경제제재 방침을 내놨다. 러시아 국영은행이 유럽에서 주식 및 채권을 발행하지 못하도록 막았고 원유사업과 관련된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도 내놨다. 무기 및 군사적 사용 가능성이 있는 기기 및 제품 수출도 금지시킬 계획이다.
그래픽 : 송유미 미술기자 |
제재 움직임에 맨 먼저 불안감을 표한 기업은 영국의 정유기업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다. 에너지 등 관련 산업 제재로 BP가 받을 잠재적 피해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BP는 러시아 국영석유기업 로즈네프트의 지분 19.75%를 보유 중이다.
이탈리아 에니(Eni)와 노르웨이의 스타토일도 로즈네프트과 관계를 맺은 석유업체들이다. 에니의 경우 로즈네프트와 북극지역 석유가스 탐사 협정을 맺고 있는데, 관련 장비 수출이 금지되면 이 사업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의 북극 유전 개발에 참여 중인 스타토일은 경제제재에서 로즈네프트와의 관계를 지속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다른 분야의 기업들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전자장비업체 지멘스도 타격이 예상되는 기업 중 하나다. 석유기업 가즈프롬과 송유관 운영회사 트랜스네프트 등과 거래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지멘스의 작년 러시아지역 매출은 22억유로를 기록했다.
러시아 최대 자동차기업 아브토바즈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프랑스 르노는 올해 상반기 러시아 판매량이 작년대비 8% 급감했는데, 제재로 인해 상황이 더 악화될까 고심하고 있다.
◆ 기업활동 위축 전망…"매 앞에 장사없다"
신용평가사 스탠다드&푸어스(S&P)에 따르면 EU 27개국에서 러시아로 수출되는 상품 규모는 1230억유로로 전체 수출량의 7%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록 직접적인 영향이 제한적일지라도 전반적인 기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대(對)러시아 수출이 작년대비 14%나 감소했다. 독일 경제연구소 Ifo는 이를 두고 러시아의 경제신뢰 하락 여파가 이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기업들이 받을 타격이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리처드 배틀리 롬바르드 스트리트 리서치 선임 연구원은 "직접적인 무역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이런 작은 충격들이 쌓이고 쌓이게 되면 그 영향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커닝햄 연구원도 "유럽기업들이 맞닥드린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