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삼성 주도 타이젠 개발 불만
[뉴스핌=송주오 기자]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삼성과 구글 사이에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래리패이지 구글 CEO(최고경영장)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타이젠 개발과 관련,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타이젠은 삼성과 인텔 주도로 개발하고 있는 자체 운영체제(OS)다.
삼성전자는 자체 OS 개발에 이어 미래 먹거리 사업에서도 구글 의존도 낮추기에 나서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글은 삼성의 제조능력이, 삼성은 구글의 소프트웨어(SW)가 필요한만큼 당분간 불안한 동거는 지속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3월 타이젠 운영체제를 탑재한 TV를 출시한다. 타이젠TV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 전시회 'CES 2015'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앞서 이태성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수석도 지난달 열린 '스마트 TV 기술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타이젠 OS가 탑재된 TV가 내년 초 출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타이젠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타이젠 기반의 스마트워치 '삼성 기어2'와 '삼성 기어2 네오'를 잇따라 출시했다. 이에 따라 타이젠 카테고리는 스마트폰과 카메라에 이어 웨어러블 기기, TV가 포함되며 한층 다양해졌다.
삼성은 또한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사업에서도 구글 의존도 줄이기에 나섰다. 삼성은 인텔, 델 등과 오픈 인터커넥트 컨소시엄(OIC·Open Interconnect Consortium)을 구성했다.
OIC는 IoT 시대를 대비해 업계 표준 플랫폼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올해 말 가정과 사무실에서 이용하는 사물인터넷 기기의 첫 번째 오픈소스를 공개할 예정이며 자동차, 의료기기 등 다른 산업에 적용될 오픈소스도 준비하고 있다.
구글은 삼성의 이같은 일련의 행동에 최근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는 지난 주 미국 선 밸리에서 개최된 '알렌&컴퍼니(Allen & Company) 컨퍼런스'에서 확인됐다.
이 행사에 참석한 래리페이지 구글 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삼성전자 주도의 타이젠 개발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글 측은 삼성전자에게 스마트워치용 애플리케이션(앱)의 자체 개발 중단까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과 구글의 갈등이 고조됐지만 당분간 불안한 동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타이젠의 생태계 구축 미비로 구글의 SW가 당분간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글도 안드로이드의 보급과 확산을 위해선 삼성의 제조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의식하듯 양측은 서로에게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웨어러블용 OS인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기어라이브'를 출시하고, 구글 주도의 IoT 컨소시엄 '스레드그룹'에도 참여했다.
구글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공방에 삼성 측 증인으로 나서고, 10년간 포괄적 특허 제휴를 맺는 등 동맹관계 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구글은 대외적 이미지와 달리 내부적으로는 이미 강도 높은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