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SPA 브랜드의 시장 확대, 명품 브랜드의 접근성 강화,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아울렛 확장 등으로 인해 국내 중소 패션업계의 위기의식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중소 패션업체들은 업체간의 유대강화를 비롯한 '뭉치기' 전략을 택하거나 해외로 눈길을 돌려 이 같은 위기상황을 돌파하겠다는 계산이다.
◆ 인디브랜드, 협업·협동으로 '위기 돌파' 노린다
16일 서울 학여울 SETEC에서 진행된 제4회 인디브랜드페어를 통해 영세업체들의 '뭉치기'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행사는 한국패션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의 후원으로 사업자등록 7년 미만의 인디 디자이너에게 백화점과 편집샵, 쇼핑몰, 온라인 유통 등 다양한 형태의 비지니스 연계와 상호 교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진행됐다.
![](http://img.newspim.com/content/image/2014/07/16/20140716000236_0.jpg)
이날 행사에 참가한 업체들은 상호 전략 교류 및 공동 마케팅 대응으로 판로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디자인 전략을 교류하며 제품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됐다. 대표적인 예로 공동 패션쇼 개최, 해외 바이어를 위한 공동 통역사 고용 등 다양한 노력들이 엿보였다.
한편 국내 대형 백화점 업계 관계자들이 직접 인디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현장을 찾아 신진 브랜드들의 백화점 입점을 위한 현장 점검의 모습도 잇따라 목격됐다. 이날 현장을 찾은 이영복 한국백화점협회 이사는 "이날 행사를 통해 인디브랜드들과 백화점의 상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성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팀장은 "신진 브랜드들이 최근 들어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며 "참신하고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브랜드들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인디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현장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처음 참가했다는 중소 패션업체의 기대감도 남달랐다.
패션브랜드 'FREAKS'의 김태훈 디자이너는 "인디 브랜드들의 독자적인 생존이 어렵기 때문에 홀로 영업을 진행하기 보다 이번 인디브랜드페어를 통해 판로를 개척할 것"이라며 "중국을 비롯한 해외바이어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해외수출과 판로개척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한편 협업 및 협동을 통해 온라인 판로를 구축하고 해외 SPA 브랜드에 도전장을 낸 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동대문과 성수동, 부산, 대구의 재래시장 등 28개 중소 패션업체들이 손을 잡고 옥션의 의류 전문코너인 '베이직웨어' 매장을 온라인과 모바일로 동시에 오픈하며 중소업체들의 '뭉치기' 전략이 대세가 됐음을 보여줬다.
이들은 기존 해외 SPA 브랜드 대비 평균 25%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무료 반품 서비스까지 진행하며 고객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달에는 전월 대비 15% 이상 매출이 신장하며 '뭉치기' 전략이 통하고 있음을 매출을 통해 증명했다.
◆ 해외진출, 비좁은 내수 시장의 돌파구
대기업들이 최근 '상생'을 내세우며 중소 패션업체에 반가운 손짓을 보내고 있지만 좁은 내수시장을 돌파하기에는 여전히 무리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이에 중소업체들은 해외 시장 개척을 돌파구로 삼고 수출 가속화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 역직구' 바람이 불면서 손쉬어진 해외 진출 환경으로 말미암아 국내 탈출 러쉬를 이어가고 있다.
![](http://img.newspim.com/content/image/2014/07/16/20140716000239_0.jpg)
주요 역직구 중계 업체에 따르면 국내 역직구 비지니스 플랫폼 중 중소 패션업체가 전체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패션업체의 해외진출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업체의 성공 사례도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의류 전문몰인 미아마스빈의 경우 지난 2012년 대비 지난해 해외매출이 약 200% 증가하며 성공적인 해외진출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미아마스빈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할 때 보다 해외시장 성장률이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아시아계 고객들이 대거 유입돼 매출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역직구 시장 규모가 올해 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상황"이라며 "이 중 80% 이상이 중소 패션업체의 매출이며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패션업체의 수가 더욱 늘어나 곧 1조원 시대를 눈 앞에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