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봉평장 프로젝트' 뒷 이야기
[뉴스핌=정탁윤 기자]이효석의 소설 '메밀 꽃 필 무렵'에 나오는 강원도 봉평장엔 다른 전통시장에서 볼 수 없는 세 가지가 있다. 봉평의 특산물인 메밀로 만든 놀이주머니(오재미), 가게마다 주인의 사진과 홍보 문구가 들어간 미니 간판과 명함, 메밀 피자가 그것이다.
이 같은 변화가 봉평장에 찾아온 건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이하 현대카드)의 사회공헌활동인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 덕이다. 현대카드의 '디테일'이 봉평장을 살리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30일 현대카드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봉평장 활성화 프로젝트에 거금을 들인 '시설 현대화'가 아닌 전통시장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시장 상인들 스스로가 의미 있는 변화에 동참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뒀다. 놀이주머니와 미니간판∙명함, 메밀피자는 이 같은 현대카드의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현대카드는 봉평장의 기념품으로 메밀이 들어간 것이 적합하다고 봤다. 처음엔 메밀 화분 등이 검토됐으나, 관광객들이 기념품으로 가져가기에는 번거로울 수 있어 채택하지 않았다.
강원도와 전통시장,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관통하는 옛 정취를 표현하기엔 메밀이 들어간 놀이주머니가 제격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오재미를 가지고 놀던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기려니 예기치 않은 문제도 발생했다. 우선 메밀의 가격이 비쌌다. 지역 주민들은 “메밀이 들어갔으니 비쌀 만 하다”는 의견이었지만, 타지에서 온 관광객에겐 메밀 놀이주머니가 비싸게 느껴질 수 있었다.
현대카드는 디자인과 제작에 드는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수익금은 제주 간세인형처럼 지역주민에게 돌아가도록 했다. 메밀 씨앗이 금방 상하는 문제도 발견돼, 방부제를 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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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밀 놀이주머니(일명 오재미) <사진=현대카드> |
봉평장에서 2대째 장사를 하고 있는 잡곡집 ‘대흥상회’의 간판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잇는 50년 전통의 잡곡전문점’, 직접 메밀농사를 지어 수확한 메밀로만 음식을 만들어 파는 장터 식당 ‘아랑이네’에는 ‘직접 농사한 메밀로 부치고 말고 구운 아랑네 솜씨’ 등의 홍보 문구가 들어가는 식이다.
현대카드는 전통시장에서도 변화된 사람들의 취향과 기호를 따라잡을 새로운 맛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젊은이들과 어린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등 조금만 시각을 바꾸면 시장에서 파는 향토음식의 범위는 좀 더 넓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생각에서 나온 것이 ‘메밀 피자’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앞으로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통해 변화될 다른 시장에서도 마을의 특색을 나타낼 수 있는 요소를 찾아 소품과 기념품 등을 만들어 지역사회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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