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록신과 함께 드멘!" 15일 벌어진 2014 브라질월드컵 C조 일본과 경기에서 역전골을 터뜨린 코트디부아르 제르비뉴(왼쪽)가 '드록신' 드록바와 함께 세리모니를 펼치고 있다. 이날 코트디부아르는 후반 17분 교체 투입된 드록바의 존재감에 힘입어 일본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AP/뉴시스]

세계적인 축구스타 드록바의 조국 코트디부아르는 1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브라질 헤시피 페르남부쿠 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 브라질월드컵 C조 1차전 일본과 맞대결에서 짜릿한 2-1 역전에 성공하며 조 2위에 안착했다.

피지컬과 기량에서 일본에 모두 앞선 코트디부아르는 이날 전반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아 고전했다. 좌우 측면 패스에 이은 역습을 노렸지만 일본 수비가 워낙 두터웠다. 드록바의 존재감이 아쉬운 순간, 전반 16분 일본 혼다 케이스케의 슛이 그대로 골대 상단에 직격하며 코트디부아르는 전반을 0-1로 우울하게 마쳤다.

드록바가 없는 상태에서 선제골을 내줬지만 코트디부아르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쉽게 흥분하는 아프리카 선수들의 ‘특성’을 가까스로 죽이며 반전을 노렸다. 후반을 맞은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밀리기 시작한 일본 선수들을 조금씩 압도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코트디부아르를 이끄는 젊은 감독 라무쉬는 후반 17분, 마침내 드록바 카드를 빼들었다. 전반 실점 때 손으로 눈을 가리며 안타까워했던 드록바가 교체되자 경기장 전체가 술렁였다. 팬들의 함성이 커짐과 동시에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드록바의 존재감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교체와 동시에 날카로운 찬스를 만든 드록바의 등장에 일본은 선수 관중 할 것 없이 순식간에 기가 죽었다. 반면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은 공격력과 수비력, 멘탈 모두 상승했다.

이른바 드록바의 ‘버프’는 엄청났다. 그가 등장하고 불과 2분과 4분 뒤, 코트디부아르는 오리에의 두 차례 그림 같은 크로스를 각각 보니와 제르비뉴가 헤딩으로 연결해 동점골과 역전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정신적 지주로서 존재감을 과시한 드록바는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공수를 조율하며 일본을 압도했다.

슈퍼스타의 진면목을 과시한 드록바는 조국 코트디부아르에 브라질월드컵 1승을 선물하며 활짝 웃었다. 일본을 격파한 코트디부아르는 콜롬비아에 이어 C조 2위(골득실에서 2점 뒤짐)에 자리하며 8강 진출에 한 발 다가섰다. 반면 1패를 안은 일본은 남은 경기에서 배수의 진을 치게 됐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