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초과유동성 내년 초까지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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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종빈 기자] 지난 5월 선진국 채권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결정 기대감으로 큰 폭의 강세를 기록했다.
신흥국 채권시장 역시 금융당국의 조기 정책결정 기대감으로 전반적 강세흐름을 보였다.
◆ 선진국 일제 강세…순환매 유입
5월 한달간 유럽 각국 채권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감이 작용하며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선진국 국채는 국가별로 손바뀜이 일어나는 순환매 양상을 보였다. 지난 3월 이후 5월초까지 지속 강세를 보였던 유로존 주변국 채권은 다소 급등세가 완화됐다.
반면 그동안 제대로 못올랐던 유럽 주요국 채권으로 다시 매수세가 몰리면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지난달 독일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7.8% 하락(채권가격 상승)한 것을 비롯해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핀란드의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8~9%대의 하락을 보였다.
반면 그동안 강세를 나타냈던 포르투갈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0.3% 하락하는 데 그쳤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수익률도 각각 3.38%, 5.52% 하락했다.
◆ 채권시장 뒤흔든 드라기 ECB 총재
하지만 지난 5일 실제 ECB의 양적완화 결정으로 인해 주요국 채권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단기적 매도타이밍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0.25%에서 0.15%로 인하하고 은행들이 ECB에 돈을 맡길 때 적용하는 하루짜리 단기 금리를 기존 제로에서 마이너스 0.1%로 인하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시행하고 있는 자산매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채드 모건랜더 스티펠니콜라우스 펀드매니저는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는 강력한 행동에 나섰다"며 "ECB의 조치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조 벨 쉐퍼즈인베스트먼트 수석애널리스트는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조치가 속도조절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ECB의 추가부양책 결정은 긍정적 타이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신흥국 채권 전반적 강세 지속
신흥국 채권도 지정학적 긴장 완화와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 가능성 등으로 전반적인 강세를 보였다.
필리핀 국채도 최근 페소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10%대 초반에 근접하면서 전월대비 6% 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이는 수익률 3.6%대인 포르투갈이나 호주 채권에 상당폭 근접한 수준이다.
필리핀 페소화는 오는 19일 필리핀 중앙은행 정책회의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인도 국채도 조만간 인도중앙은행(RBI)의 양적완화 등 정책결정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 10년물 국채수익률의 5월 말 종가는 8.64% 수준이었으나 지난주 이후 RBI가 조기에 완화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부각되며 8개월래 최저 수준인 8.51% 수준까지 떨어졌다.
인도 현지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10년물 국채수익률이 8.39%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 국채도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이 다소 완화되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채권시장에서 연초 7.71% 수준이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4월말 9.47%까지 상승했으나 5월 말 8.60%까지 떨어지면서 강세 흐름을 회복하고 있다.
이반 구미노프 로닌에셋매니지먼트 매니저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는 큰 충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 국면에서 새로운 금리인상 결정 가능성도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국채, 더 많은 관심 부각될 듯
지난 5월 ECB의 정책 결정을 기다리며 관망세를 보였던 미국 국채가격은 ECB의 금리인하 및 추가 부양책 발표 소식으로 강세를 보였다.
미국 노동부의 5월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일자리가 전월비 21만7000건 증가하면서 4개월 연속 20만건을 넘어서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실업률도 6.3%를 기록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전문가들은 미국 거시지표가 경제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는데다 유로존 국채 강세로 더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로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마이클 장 크레디트스위스 연구원은 "ECB의 조치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온건한 성향의 통화완화 정책이었다"며 "유로존 채권과 글로벌 채권시장에 긍정적 흐름으로 작용해 미국채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론 콜리 BNP파리바 채권전략가는 "ECB가 많은 조치들을 내놓았지만 아직 마무리해야할 부분이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마이너스 예금금리와 자산 매입을 주시하고 있지만 세부적인 효과는 불확실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 선진국 채권, 자금 지속유입
시장분석기관인 EPFR에 따르면 최근 선진국 채권형 펀드로 12주 연속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선진국 채권은 기관투자자 유입 감소에도 불구하고 소매투자자들의 매수에 힘입어 지난달 28일까지 12주 연속 순유입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신흥국 채권펀드 자금으로도 순유입 규모가 늘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았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유로존으로 몰리는 초과 유동성은 내년 1분기 이후에나 점진적으로 해소되기 시작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흥국 자금시장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신용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도 지정학적 긴장 완화에 따라 소폭 하락했다.
◆ 투기등급 하이일드채 꾸준한 강세
글로벌 경기 회복 가속화 전망에 따라 채권시장에서 회사채 디폴트 수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자금유입도 지속적인 강세 국면을 보이고 있다.
무디스인베스터서비스의 집계에 따르면 글로벌투기등급채권의 디폴트율은 지난 4월 2.4%에서 5월에는 2.3%로 낮아졌다. 이는 역사적 평균 수준인 4.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은 물론 유럽과 중국까지 경기 부양책을 활용하고 있어 추가적인 자금시장 경색 국면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에릭 타카하 프랭클린템플턴펀드 회사채부문 책임자는 "회사채 디폴트 환경이 다소 완화된 국면"이라며 "예전 같은 시장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자금 유입 강세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PFR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하이일드 채권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233억달러를 기록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