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좌측)과 이해진 네이버 의장(우측)이다. |
그동안 카카오는 포털서비스를 제외하고는 네이버와 비슷한 사업구조를 다졌다. 포털업계에서는 이번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으로 자연스레 이 의장과 김 의장간 진정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대 86학번 입학 동기이다.
이 의장은 1967년생, 김범수 의장은 1966년생으로 한 살 차이가 나지만 김 의장이 재수를 하면서 둘은 같은 해 서울대에 입학했다. 이 의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김 의장은 산업공학과에 1986년 입학해 1990년에 나란히 학사모를 썼다.
졸업 뒤 이 의장은 카이스트에서 전산학과 석사과정을, 김 의장은 서울대 대학원 산업공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두 사람은 1992년 삼성SDS에 입사해 사회생활에서 조우하게 된다.
김 의장은 1996년 윈도환경의 PC통신 '유니텔'을 개발하면서 사업적인 본능을 드러냈고 이 의장도 1997년 사내벤처 1호인 '네이버포트'의 소사장 자리에 오르며 창업기반을 다졌다.
이어 김 의장은 1998년 삼성SDS를 퇴사하며 게임포털 '한게임'을 창업했다. 이 의장 역시 이듬해인 1999년 독립해 검색포털 '네이버'의 문을 열었다.
이 때 부터 두 사람은 동물적인 감각을 발휘하며 경영인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2000년 늘어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한게임과 수익모델이 부족했던 네이버가 만나 합병을 결정하며 NHN(현재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로 분리)를 단번에 국내 포털업계 1위로 등극시켰다.
지난 2007년 김 의장이 NHN대표에서 물러나고 한게임 창업 멤버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두 사람의 동거는 끝이 났다.
이 의장이 NHN의 차기성장모델을 고민하던 시점에 김 의장은 새로운 사업구상에 들어갔다. NHN을 떠난 뒤 미국에 잠시 머물던 김 의장은 귀국하던 항공기 안에서 카카오톡 사업화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김 의장이 2010년 스마트폰 열풍에 맞춰 내놓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로 불리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네이버 역시 라인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를 출시하며 카카오톡과 경쟁구도를 갖췄다. 다만 라인은 이미 카카오톡에 점령당한 국내시장 보다는 글로벌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며 안착했다.
이 시점부터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네이버의 라인과 카카오의 카카오톡이 진정한 승부를 벌이게 됐다. 한발 더 나가 카카오가 다음과 합병키로 결정하면서 포털서비스에서도 라이벌 관계를 맺게 됐다.
벤처 1세대로 대한민국의 IT산업을 주도했던 이 의장과 김 의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