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아시아의 별, 보아의 할리우드 진출작 ‘메이크 유어 무브(Make your move)’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춤 하나로 모두를 사로잡는 탭 댄서 도니(데릭 허프)는 형이 운영하는 클럽에서 북 치는 댄서 아야(보아)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곧 자신의 형과 아야의 오빠가 라이벌 관계의 클럽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두 사람은 심한 반대에 부딪히지만 점점 서로의 몸짓에 빠져드는 걸 막을 수 없다.
영화의 주된 스토리는 매력적인 두 댄서의 사랑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는 이미 만들어놓은 것 이상의 변화를 시도하지 않은 채 장르의 틀 안에서 안전한 길을 걷는다. 이를테면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진다거나 집안의 반대에 부딪히지만 그럼에도 사랑을 완성해 나간다는 스토리 외에는 특별한 점은 없다. 특히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던 도니와 아야, 두 남녀의 가족이 원수라는 설정은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과 너무 닮아 아쉽다.
보아의 영어 연기에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사실 연기 경험이 별로 없는 보아이기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탄탄한 그의 연기력과 장기이자 특기인 댄스 실력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엄청났다. 보아는 댄스를 통해 아야의 내면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그야말로 러닝타임(110분) 내내 자신의 전공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온몸으로 매력을 발산한다.
상대역인 데릭 허프와의 케미(Chemistry·사람 사이의 화학적 반응)도 기대 이상이다. 미국 인기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 4회 연속 1위를 차지한 데릭 허프는 의심할 여지 없는 명불허전 춤 실력으로 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보아의 할리우드 진출작이란 점 외에도 영화가 기대를 모았던 이유는 바로 댄스 무비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영화 ‘스텝업1’(2006)의 각본가이자 ‘스텝업’ 전 시리즈의 원작자인 듀안 에들러가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는 데 있다. 두 배우의 화려한 댄스 호흡은 시청각적 쾌감을 극대화한다. 동시에 볼거리나 영상은 더욱 화려해졌다.
하지만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인 유노윤호의 카메오 출연은 ‘역시나’라는 생각과 함께 실소를 자아낸다. 물론 이는 SM엔터테인먼트가 제작에 참여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장면이었다. 하지만 유노윤호의 등장은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지 못하고 겉돈다. 그저 틈새시장(?)을 이용해 화려한 댄스 실력을 보여주기에 급급한 기분이다. 어쨌든 팬들을 위한 회심의 카드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일본어, 한국어, 영어를 오가는 배우들의 대사도 아쉬움을 남기는 부분이다. 더군다나 배우들의 어설픈 한국어 구사는 되레 극의 흐름을 방해한다. (아무리 ‘글로벌 프로젝트’라지만) 구태여 이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도 영화가 말하고자 했던 바는 충분히 전달됐을 듯하다.
이러한 단점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 영화를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보아의 매력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드라마와 댄스가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적절히 섞였다는 점에 있다. 국내개봉은 17일, 미국 개봉은 18일. 12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