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지나친 의존도 축소에도 기여“
[뉴스핌=김민정 기자]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은 “세계 외환보유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한·중·일의 막대한 외환보유액 등 축적된 자본이 아시아 역내 개발을 위한 장기적 투자재원의 원천”이라고 밝혔다.
추경호 차관은 18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경제·금융협력 국제 컨퍼런스‘ 축사를 통해 “우리가 아시아의 지속가능한 번영을 목표로 한다면 한·중·일 경제·금융협력을 심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역내 자본의 활용은 우리 지역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인 달러화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축소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추 차관은 “경제발전에 따른 성장세 둔화, 고령화 및 재정의 지속가능성 등은 한·중·일 모두 겪고 있거나 겪어야 할 과제”라며 “서로의 고민과 이에 대한 각자의 해결방안을 공유함으로써 한·중·일은 보다 쉽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경제·금융 협력이 한·중·일 3국을 보다 가까워지게 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추 차관은 “한·중·일 3국간 교역규모는 3국 전체 교역규모의 20%를 차지하며 한·중·일 3국간 방문자수는 3국 전체 외국인 방문자수의 36%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3국간의 높은 경제적 연계성과 의존도를 감안할 때 한층 심화된 협력과 통합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경제적 문제는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냉정함을 우리는 잃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수십년 동안의 아시아 지역 경제통합에서의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추 차관은 “무역분야의 경우 아시아 지역의 역내 무역이 아시아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상회하는 등 괄목할만한 진전을 이뤄냈다”며 “금융분야의 경우에도 CMIM(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 AMRO(아세안+3 매크로이코노믹 리서치 오피스)를 통한 역내 금융안전망 구축이라는 위기 대응을 위한 성과와 더불어 ABMI(아시안 본드마켓 이니셔티브)를 통해 자본시장의 통합을 이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아시아에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가 과거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선진·기축통화국도 문제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보여줬으며 이후의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은 글로벌 유동성의 과잉과 이에 따라 투자자본이 아시아 신흥국으로 대규모로 유입됐다는 우려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추 차관은 “무엇보다도, 최근 들어 본격화되고 있는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tapering, 양적완화 축소)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대외경제적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곡점적 상황은 지금까지 이룩한 아시아 지역의 경제통합과 금융협력이 새로운 환경에 부합하는지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것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한 지지의사도 표명했다.
추 차관은 “ADB는 지난 1966년 설립된 이래 아시아 지역의 경제발전과 빈곤 감소에 크게 기여해 왔다“며 나카오 총재의 리더십 아래 ADB는 인프라 사업을 통한 성장기반 마련 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금융 분야 사업 등을 통한 아시아 역내 생산성 향상 그리고 역내 국가간 통합과 협력 확대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ADB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아시아 지역의 발전을 위해 ADB와 협력하고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나카오 ADB 총재를 비롯해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가와이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소장 등 아시아 역내 경제·금융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