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1% 하락할 경우 車 수출 1.2% 감소
[뉴스핌=정탁윤·우동환 기자] 갑오년( 甲午年) 새해 벽두부터 이른바 '엔저의 공급'에 수출기업들을 중심으로 비상이 걸렸다. 코스피 지수가 개장 첫날인 지난 2일 큰 폭으로 떨어진데 이어 3일에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환·금융시장도 원·엔 환율 하락으로 크게 술렁이고 있다.
시무식을 통해 새해 계획을 차분하게 준비해 나가려던 기업들도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직접 경쟁해야 하는 자동차와 철강, 조선, 가전업계와 중소기업들이 직접 영향권에 들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원·엔 환율이 1% 하락할 경우 자동차 수출은 1.2% 감소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철강는 엔화로 수출 대금을 결제하는 철강의 경우 아시아 수출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 같은 최근의 엔화 약세를 예의 주시하며 해외 현지생산 확대 등으로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간 현대차와 기아차는 엔화 약세에 따라 일본 회사들이 세계 시장에서 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고 각 해외법인별로 인센티브 강화 등 대책을 준비해 왔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이 같은 일본차들의 공습에 대비해 세계 시장에서 올해 자동차 판매목표를 786만대로 다소 낮게 잡았다. 지난해(756만대) 보다 4% 증가한 것으로, 경기침체와 원고ㆍ엔저 등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한 보수적 목표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저에 따른 일본차들의 공세는 이미 예상됐던 일인 만큼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마케팅 강화 등 세계시장에서 품질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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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내 선사들의 기술경쟁력이 일본보다 앞서 있고 엔저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엔저에 따라 일본 선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면 향후 글로벌 수주전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선 우리가 기술경쟁력 면에서 앞서 있기 때문에 당장 수출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엔저효과로 가격경쟁력을 회복한 일본 철강사들의 가격공세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엔저로 인해 일본 업체들과의 수출 경쟁 측면에서는 부담 요인이지만, 엔화 부채가 경감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면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환율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우동환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