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강세는 '일시적'… 경제 여전히 불안
[뉴스핌=주명호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 이후 달러화의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엔화는 반대로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기조 유지로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주 유로화 및 파운드화 등이 주말을 앞두고 상승하면서 달러화 가치는 소폭 하락했으나 다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이다. 주요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7일 79.69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80.43선까지 상승했다.
엔화는 약세 흐름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주 달러/엔이 105.15엔까지 올라서면서 엔화 가치는 2008년 10월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테이퍼링을 선택한 연준과 달리 BOJ가 국채매입을 지속하면서 달러화는 힘을 받고 엔화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미토모 미쓰이 은행 야나기야 마사토 외환부문 수석은 "미 주식시장이 안정되고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즈의 아룹 채터지 투자전략가도 "연준의 결정으로 2014년이 달러의 해가 될 것이라는 우리의 확신에 힘을 실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몇몇 불확실성이 달러화 흐름을 약세로 전환시킬 수도 있다는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연준이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언제 끝낼지와 제로금리를 언제까지 유지할 지에 대해선 명확히 언급하지 않아 미 경제 지표의 개선 여부가 달러화 움직임의 기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달러화 대비 가치가 2년 반래 최고수준으로 올랐다. 유로/달러는 1.3893달러, 파운드/달러는 1.6480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유로화 강세는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의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바이트만 총재는 독일 일간지 빌트 자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유로존 경제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낮은 물가상승률 만으로는 초저금리를 정당화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커먼웰스 포린 익스체인지의 오머 이시너 수석 시장연구원은 "매파로 알려진 바이트만 총재의 발언에 시장 참여자들은 유로화를 끌어올릴 명분을 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세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장기적인 흐름을 반영하지는 못한다고 보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칼 포체스키 외환부문 대표이사는 "유로화는 근본적으로 약세라고 판단한다"며 "미국와 유로존은 분명히 다른 통화 정책 행보를 나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