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전기·물산·중공업 보유 카드 주식 인수
-삼성물산, 삼성SDI 보유 엔지니어링 주식 전량 취득
[뉴스핌=김양섭 기자]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이 금융계열사인 삼성카드의 지분을 추가 확보하고 삼성물산이 건설계열인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을 늘리는 계열사간 지분정리 작업을 진행중이다. 업계 안팍에서는 중간 금융지주사 체제 준비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삼성카드 주식 739만6968주(6.38%)를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취득하기로 했다. 주당 취득가액은 3만5700원으로 총 2641억원 규모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율이 기존 28.02%에서 34.41%(3986만5836주)로 더 확대됐다
아울러 삼성물산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전량 203만6966주(5.09%)를 모두 취득한다. 주당 취득가액은 5만5500원으로 총 1131억원 규모다.
이로써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율이 기존 2.30%에서 7.81%(312만4222주)로 증가한다.
이번 지분거래로 삼성생명이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확대하고, 삼성물산 건설계열사의 지분을 확대하게 됐다.
관련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계열사간 지분 정리 작업을 통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것과 동시에 후계승계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그룹은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 등의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이날 지분거래로 지배구조의 큰 틀에는 변화가 없지만 추가적인 지분 정리 작업을 통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중간금융지주사 체제를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간 금융지주회사는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보유를 허용하되, 금융회사가 일정 규모 이상일 때 중간 지주회사 설치를 강제한 제도다.
삼성그룹의 경우 중간 금융지주를 활용하면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생명 등 금융회사 지분을 처분하지 않아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삼성생명으로 금융계열사 지분이 더 이동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중간 금융지주회사 제도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국정과제로 개정 작업을 준비중이다.
한편, 앞서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부문을 양수하고, 급식 및 식자재 부문을 '삼성웰스토리'로 물적분할했다.
또 건물 관리사업을 에스원으로 넘겼고, 삼성SDS는 삼성SNS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보유하고 있던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전량을 미국 코닝에 매각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