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17년만에 연방정부가 폐쇄되는 사태에도 의연한 모습을 보였던 미국 금융시장이 경계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워싱턴 안팎에서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시한 안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꼬리를 무는 가운데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한편 미국 국채 디폴트 헤지 비용인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출처:AP/뉴시스) |
의회가 2014 회계연도 예산안과 부채한도 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투자 심리가 점차 냉각되는 모습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CDS 프리미엄이 금융위기 상황이던 2009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프리미엄은 11.5bp 뛴 44bp에 거래, 지난 1월24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난달 21bp 내외에서 거래, 4년래 최저치를 나타낸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라보뱅크 인터내셔널의 리처드 맥과이어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투자자들은 미국이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 폐쇄 상황이 길어질 경우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번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 의회는 오는 17일까지 16조7000억달러의 부채한도를 증액하는 문제에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미국 재무부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워싱턴 안팎에서 부채증액 한도 협상 결렬 시 커다란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장 초반 내림세를 보였던 미국 국채는 하락 반전했다. 초반 2.655%까지 올랐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하락 반전, 2.583%까지 내렸다.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지속, 달러 인덱스가 장중 0.3% 내린 79.63까지 밀렸다. 강한 저항을 보였던 뉴욕증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장중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가 1% 이상 떨어지는 등 투자심리 악화가 두드러졌다.
스탠포드 대학이 집계하는 불확실성 지수 역시 뚜렷한 상승세를 연출하며 경기 향방에 대한 민간 기업 및 투자자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위기 이후 불확실성이 국내총생산(GDP)을 1500억달러 줄어들게 했고, 신규 고용 창출을 110만건 가량 축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