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 “지고는 못사는 성격인데 이제 첫 승을 했으니 어~ 휴 그동안 속이 속이 아니었어요. 친 동생이 캐디백을 메 줄 때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그것도 안 되고 죽을 지경이었어요.”
지난 7일 중국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김다나(24.넵스)는 “끝을 보고 싶다”는 말로 의지를 다졌다.
골프선수인 여동생(김다빈)이 지난해까지 백을 멨다는 그는 “이번 우승은 동생의 희생으로 가능했다”고 말했다. 역시 골프선수인 그의 여동생은 캐디를 자청해 백을 멨다. 자신의 대회 참가까지 포기하며 백을 멨던 것.
그는 “올해도 동생이 백을 멘다는 것을 프로테스트 등 준비할 게 많아 그만두게 했다”며 “이번에 우승한 뒤 동생이 가장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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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나 [뉴스핌=강소연 기자] |
그의 강한 근부근성은 타고 났다. 하지만 마음은 한없이 여리다. 매치플레이나 대회 상위권에서 친한 친구와 동반 라운드를 할 때 가장 힘들다는 그는 지난해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32강전인가에서 가장 친한 정연주와 맞붙었을 때를 떠올렸다.
친한 친구와 동반 라운드는 이겨도 져도 마음이 쓰인다는 것. 마음은 프로 같지 않은 프로다.
그런 그가 이번 우승으로 마음이 좀 변했다. “우승을 하고 귀국하니까 소속사인 넵스에서 많은 직원들과 함께 환영회를 베풀어 줬다”는 그는 “혼자 몸이 아니구나. 이 많은 분들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좀 독해져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래서 그는 “끝을 보고 싶다”며 “그 끝은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에 입문한지 10년이 된 그는 “이제 시작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2002년 공부하기 위해 뉴질랜드로 갔다 취미삼아 골프를 한 게 우승까지 했으니 성공한 것이다. 골프를 하기 전 그는 스포츠기자나 아나운서가 되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이 꿈을 접었다. 골프를 잘 선택한 것 같다”며 웃었다.
2007년부터 2년간 뉴질랜드 국가대표를 지낸 그는 모든 것을 집어 던지고 귀국길에 오른다. 국내에서 잘하고 해외에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짐을 쌌다.
귀국 후 그는 2009년 KLPGA 2부 투어를 거쳐 2010년 정규투어로 올라왔다. 그 후 지난해까지 2년은 죽을 맛이었다. 지난해 최고 성적이 2위(넵스 마스터피스)였다.
67전68기만에 우승한 그는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최종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했지만 쉽지 않았다. 1오버파를 치고 이정민(21.KT), 김지희(19.넵스), 배희경(21.호반건설) 등을 1타차 2위로 밀어고 우승했다.
그는 야구를 아주 좋아한다. 그의 삼촌이 LG 투수 출신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야구와 친해졌다.
하지만 그는 두산의 팬이었다.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우승 후 지난 14일 잠실전 두산의 시구자로 선정됐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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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나 [뉴스핌=강소연 기자] |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