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포르투갈이 2011년 구제금융 지원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10년물 장기 국채 발행에 나선 가운데 금융시장은 목표 금액의 세 배를 웃도는 투자 수요가 몰리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포르투갈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져들고 있다는 시장 전문가의 경고에도 자본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한 것은 신용버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지적이다.
7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포르투갈 정부가 30억유로를 목표로 10년 만기 국채 발행에 나선 가운데 102억유로의 수요가 몰렸다.
최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10년 8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데 이어 발행 시장에서도 축포를 터뜨린 셈이다.
이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5.44%까지 밀린 후 5.52%FP 거래됐다. 2년물 수익률도 14bp 떨어진 2.42%에 거래됐다.
ING 그룹의 알레산드로 지안산티 전략가는 “포르투갈의 국채 매입 수요는 시장심리가 크게 안정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특히 저금리 환경에 대규모 자금이 몰린 것은 시장 주변의 유동성이 그만큼 넘쳐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RBS의 하빈더 시안 채권 전략가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변국 국채를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며 “포르투갈은 이에 따른 쏠쏠한 수혜를 본 셈”이라고 전했다.
국채시장의 뜨거운 관심은 포르투갈의 경제 펀더멘털과 무관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근 실업률이 18%에 이를 정도로 실물경기가 여전히 냉각된 상황이며,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를 포함한 3대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투기등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피치는 포르투갈이 재정지출을 삭감하고 부채를 줄이는 등 재정부실을 해소하는 데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때까지 등급 상향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지난해 말 기준 포르투갈의 재정적자는 GDP의 6.4%에 달했다. 이는 EU의 가이드라인인 3%를 훌쩍 넘는 수치다. 포르투갈은 오는 2015년까지 재정수지 기준을 달성해야 한다.
한편 포르투갈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여름 12%를 웃돌았으나 값싼 유동성이 공급된 한편 투자자들 사이에 고수익률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최근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