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LG전자가 그린캠퍼스 구축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정확하게는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사업이다. 삼성전자도 이 사업을 지난해 말부터 시작했다.
LG전자는 지난 13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에 이 사업의 스타트 테이프를 끊었다. LG전자는 신라대학교, 삼성전자는 강원대학교에서 첫발을 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정부의 BEMS 시범 보급사업 추진에 따라서다.
하지만 등 떠밀려 시작한 것은 아니다. 이 사업이 오랜 정체기의 백색가전에게 미래를 담보할 새로운 먹을 거리라는 인식이 크다. 백색가전의 신성장을 위해 '스마트'와 '친환경' 코드에 집중하고 있는 양사가 그 연장선에서 미개척 분야의 선점경쟁에 나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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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양사에 따르면 이 사업의 골자는 에너지 절약과 맞닿아 있다. 에너지 제어, 에너지 모니터링 및 분석에 특화된 알고리즘(BPAM)을 이용한 에너지 최적화 솔루션 적용을 통해서 전기 사용량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이번 신라대학교 사업에서 전체 전기 사용량 13.5% 이상 절감을 자신하고 있다. 신라대학교 캠퍼스 15개동에 설치돼 있는 시스템에어컨, 조명, 바닥 난방, 급탕, 피크전력 제어 등 각 빌딩의 에너지 소비량 및 냉난방 특성에 최적화된 형태로 구성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강원대학교 사업에서 최근 2년간 이곳의 평균 전력사용량을 기준으로 무려 28%의 전력소비를 줄이겠다고 한다. 이미 자체 개발한 에너지절감 알고리즘(공조 로직제어, 디맨드 제어, 기기연동 기능) 방식으로 강원대학교에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강원대학교 도계캠퍼스에 구축 사업을 시작해 지난 8월 말에 셋팅이 완료됐다.
이같은 양사의 그린캠퍼스 사업은 아직 정확한 손익을 따져보기는 어렵다.
양사 모두 각각의 컨소시엄 구성으로 중소기업 서너곳이 참여해 공동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다 효과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국책과제라는 메리트에만 기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입효과 등이 구체화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국내 200여개의 대학은 물론 관공서와 대형빌딩까지 사업 확대가 가능한 것이다.
단적으로 냉난방공조, 시스템에어컨, LED조명 등 구축 사업에 들어가는 가전공급과 더불어 향후 통합관리 비용까지 계산하면 국내에서만 약 6조원대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는 셈이다.
여기에 정부 지원을 통해 해외로까지 사업이 확대되면 향후 BEMS 사업은 천문학적인 시장이 열리게 된다. 가전제품의 기술력을 발판으로 시스템 노하우를 더해 시장을 선점할 적기라는 게 양사의 공통된 생각이다.
LG전자 AE사업본부 BMS 사업담당 김용환 상무는 "매년 에너지 소모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구축은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에너지 절감 방안"이라며 비즈니스 확대 의지를 전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모두 그동안 백색가전에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해왔다. 한동안 회사 전체의 실적을 까먹는 천덕꾸러기라는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스마트와 친환경 코드를 제품에 반영시키며 시장 공략에 속도는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연장선에서 이번 BEMS 사업은 양사에게 가전의 또다른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는 메리트가 충분한 사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이 분야는 시장이 크지 않아 지맨스가 거의 독식을 하고 있지만 각국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 도입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면서 "통신업체나 SI업체 등이 잇따라 이 사업에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번 신라대학교 사업은 시장을 선점한다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해외 대학 등에도 제안서를 넣는 등 비즈니스를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가져가겠다는 게 사업의 방향"이라면서 "최적의 관리 시스템으로 전국 대학은 물론 빌딩관리 등으로도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현재 이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내부적으로 TF(태스크 포스)팀을 운영 중이다. 이번 강원대학교 사업이 성공적인 효과를 입증하게되면 국내외에서 사업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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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