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 시리즈 제품력과 고객 만족도 글로벌 최상 수준"
[뉴스핌=이강혁 기자] 애플이 한발 더 진화된 '아이폰5'를 13일(미국 현지시간 12일)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와 글로벌 스마트폰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 신작은 그 공개만으로도 상당한 무게감을 전한다. 양사의 대결구도는 한층 더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듯 보인다.
일단 국내의 시장전문가들은 애플의 아이폰5가 생각만큼 혁신적이지는 않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기대가 컸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그만큼의 기대감을 충족하기에는 부족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아이폰5는 예상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혁신, 신선함 같은 새로운 요소는 없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라며 "LTE 채용, 스크린 사이즈 확대와 함께 무게와 두께가 이전보다 가벼워지고 얇아졌다"고 전했다.
이순학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아이폰5의 가장 큰 변화는 두께의 혁신"이라며 "2년 만에 디자인이 변경된 신제품이 등장했기 때문에 그 동안의 대기수요는 흡수할 수 있겠지만 내년부터는 판매량 감소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혁신의 부족을 지적했다.
하지만 혁신적이고 충격적인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제품력과 애플 마니아층의 이탈까지 점쳐볼 수는 없다. 아이폰 시리즈의 아이폰3, 아이폰4S를 여전히 사용하면서 아이폰5를 기다리던 충성 대기고객 수요는 국내에만 어림잡아 20만명 수준으로 업계는 집계할 정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와 아이폰5의 전면전을 크게 두려워 하지 않고 있다. 아이폰5가 나오던 그 이상이 나오던 갤럭시의 파워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이 높다.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 담당 사장은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 판매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아이폰5의 출격에도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이미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판단이 가장 크다.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는 것은 갤럭시 시리즈에 대한 제품력과 고객만족도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고, 이에 대한 충성도가 애플 마니아층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올해 2분기 32.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애플은 16.9%, 노키아는 6.6%에 그쳤다. 이런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지난 2010년 1분기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때와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당시 삼성전자는 5% 이하의 시장 점유율을, 애플은 17%의 점유율이었다.
애플의 공격으로 특허소송전이 본격화된 지난해 3분기에는 오히려 삼성전자가 20%대 점유율로 올라서고 애플은 14%대 점유율로 역전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줄곧 애플 점유율을 누르며 세계 스마트폰 판매의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동남아, 유럽 등에서 삼성전자 제품의 충성도는 애플 충성에 뒤지지 않는다"면서 "특허소송에 아이폰5까지 앞세워도 삼성전자의 소비층을 움직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한 사업부 임원은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100만대 수준이라고 가정할 때, 아이폰5가 출시되면 100만대를 놓고 경쟁하는 게 아니라 120만대 시장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면된다"며 "아이폰5로의 이탈보다는 시장의 확대라는 측면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자신감에는 특허전 국면의 전환키가 이제 애플에서 삼성전자로 넘어올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아이폰5가 LTE(롱텀에볼루션)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마음만 먹으면 애플을 상대로 LTE 관련 특허소송을 얼마든지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LTE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의 특허가 애플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국내는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도 애플을 향해 LTE 특허전쟁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실제로도 LTE 관련 특허소송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예정대로 다음달 '갤럭시노트2'를 내놓으며 갤럭시S3와 함께 애플과 진검승부에 나서면 LTE 관련 특허소송은 애플의 전의를 상당히 위축시킬 수 있는 압박 카드가 될 전망이다.
신종균 사장은 12일 서초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애플과 합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또, "갤럭시S3는 연내 3000만대 이상은 충분히 팔릴 것"이라며 "아이폰5에 대해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LTE 특허 등 가진 카드가 많다"고 애플과의 경쟁 우위를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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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