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4분기 매출전망 축소로 급락
*유로존 국채 신용등급에 압박 - 피치
*은행주 약세...씨티그룹 5.39% 하락
[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뉴욕증시는 12일(현지시간) 유럽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회의감과 인텔의 실적 경고에 따른 기술주 부진으로 압박받으며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유럽연합 지도자들이 유로존 채무위기 해결을 위한 포괄적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역내 국가들의 신용등급에 대한 단기적 압박이 가중됐다는 신용평가기관 피치의 발표가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주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와 무디스 등 다른 신용평가기관들 역시 같은 이유로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 검토를 경고했다.
금융주와 에너지주, 기술주의 부진 속에 다우지수는 1.34% 내린 1만2021.39, S&P500지수는 1.49% 후퇴한 1236.47, 나스닥지수는 1.31% 떨어진 2612.26으로 장을 접었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은 2.84% 하락한 캐터필러를 필두로 모두 하방영역으로 밀렸다.
세계 최대 칩 제조사인 인텔은 12일 하드 드라이브 공급 부족으로 올해 4분기 매출전망을 축소했다고 발표한 후 4.04% 떨어졌다. S&P반도체종목지수는 2.80% 밀렸다.
유럽 금융시스템이 처한 재정문제가 미국 은행들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은행주들이 심한 부진을 보였다.
개별 은행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JP모간체이스는 각각 4.72%와 3.44% 하락했고 S&P금융종목지수는 2.58% 밀렸다.
또한 씨티그룹이 5.39% 급락하면서 KBW은행지수를 2.5% 끌어내리는데 앞장 섰다.
밀러 타박의 수석 경제 전략가인 앤드류 윌킨슨은 "유럽의 악몽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며 "금요일 나온 유럽 재정통합 강화 합의에 열광했던 투자자들이 이를 재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와 S&P는 유럽정상회담 합의안은 유로존의 중단기 주권국가채권 등급 강등 가능성을 줄이는 데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S&P는 지난주 유로존 17개국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15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강등 가능성이 있는 부정적 감시대상에 올려놓은 바 있다.
유로존 위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이탈리아의 1년 만기 차입경비는 사상 최고치에 접근했고 5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속적인 자본조달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문턱인 7%를 넘어섰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2일 유로존 채무위기가 이미 성장을 압박하고 있으며 주요 경제국들의 10월 경기선행지수(CLI)가 2년래 최저 수준을 보이는등 성장 모멘텀을 잃어가고 있다고 발표, 위험기피심리를 자극했다.
미국의 10월 CLI 는 100.9로 직전월에 비해 하락했지만, 장기 평균치인 100은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치도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성장세가 올해와 내년 둔화세를 보인 뒤 2013년에 가서야 다소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재정통합 합의에 따른 긴축 강화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에 원유와 구리 가격이 떨어진 가운데 알루미늄 업체인 알코아는 3%, 광산업체인 프리포트 맥모란 코퍼 앤 골드도 3% 떨어졌다.
이에 앞서 지난 주말 열린 EU 정상회담에서 영국을 제외한 26개국은 유로존 회원국들의 예산 규정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보다 강력한 재정통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또 EU가 IMF에 최대 2000억유로의 유로존 부채위기 지원자금을 제공하고 이들 가운데 1500억유로를 유로존 회원국들이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를 위한 세부안을 협의하는데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되고 아일랜드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국민투표를 필요로 한다.
투자자들은 이같은 장기적 조치들이 유로존 재정부실 국가들의 단기 펀딩 위기를 해결하는 데 충분치 못하며 이번 합의에 따라 더욱 강화될 역내 국가들의 재정긴축으로 경제 성장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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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