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락슨 집계,삼성重 이어 대우조선에도 밀려
[뉴스핌=김홍군 기자]현대중공업이 수주잔량을 기준으로 한 세계 조선소 순위에서 3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올해에는 대우조선해양에 2위 자리까지 내줄 판이다.
25일 영국 해운조선 분석기관인 클락슨 및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현재 현대중공업의 조선 수주잔량(군산 조선소 포함)은 680만8000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삼성중공업(859만6000 CGT), 대우조선해양(789만3000 CGT)에 이어 세계 3위에 머물고 있다.
삼성중공업과의 차이는 178만 8000 CGT로 연말까지 따라잡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며, 대우조선해양과도 108만 5000CGT의 격차를 보이고 있어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조선 빅3의 맨 끝에 자리할 전망이다.
조선사의 수주잔량은 현재 확보하고 있는 일감을 나타내는 지표로, 건조량, 신규수주량과 함께 조선 3대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이 세계 1위의 조선강국으로 올라선 2000년대 들어 줄곧 수주잔량에서 세계 최고 조선소의 자리를 유지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 닫친 지난 2008년 처음으로 삼성중공업에 그 자리를 내줬다.
2009년 잠시 1위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던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다시 삼성중공업에 밀리며 세계 최고 조선사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현대중공업의 순위가 갈수록 낮아지는 이유는 신규 수주가 선박 건조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과 군산에 2개의 조선소를 두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11개(울산 10개, 군산 1개)의 도크에서 연간 100척 이상의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신규수주를 공유하고 있는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하면 연간 건조량은 150척 이상이다.
반면, 신규수주는 건조량에 미치지 못해 수주잔량이 늘 겨를이 없다. 올 들어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선박은 83척(182억 달러)으로 빅3 중 가장 많지만, 건조량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연말까지 수주가 예상되는 드릴십과 LNG선을 포함해도 건조량 대비 신규수주 비율은 60%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실제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은 연초 대비 18% 감소했지만, 현대중공업 보다 신규수주가 적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오히려 2.7%, 13% 각각 증가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현대중공업의 수주실적에서 가장 돋보이는 드릴십(11척 수주) 등 해양플랜트가 클락슨의 데이터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점도 순위가 3위까지 떨어진 요인으로 분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대 조선사인 것은 분명하지만, 수주잔량에서는 나머지 빅3에 순위가 밀리고 있다”며 “군산 조선소 투자 등으로 생산규모는 늘어났지만, 경기침체 여파로 수주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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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