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 '앙금' 풀릴지 관심
올해는 '왕회장'으로 불렸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타계한지 1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추모하기 위해 현재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정 명예회장에 대한 각종 추모행사가 한창이다. 정 명예회장 10주기를 맞아 현대건설 인수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등 범현대가(家)도 앙금을 털어버리고 화해의 물꼬를 트는 분위기다. 정 명예회장의 10주년을 돌아봤다. <편집자 주>
[뉴스핌=이강혁 정탁윤 기자] 범 현대가는 지난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 10주기 추모 사진전' 개막전을 시작으로 잇따라 추모행사를 진행한다.
추모행사 준비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범 현대가 기업 임원들이 참여하는 10주기 추모위원회가 맡았다.
사진전은 11일부터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과 범 현대가 주요 사업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추모행사준비위원회는 또 오는 14일 '아산 정주영 10주기 추모 음악회'도 진행한다. 21일에는 정 명예회장의 10주기 추모 행사도 예정돼 있다.
10주기 행사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물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참석할 것으로보인다
◆ 현대건설 '앙금' 풀릴까
이번 정 명예회장 추모행사를 계기로 범 현대가가 어떤 식으로든 화합하는 제스처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높다. 특히 정몽구 회장과 현정은 회장의 두 그룹이 관심사다.
시숙인 정몽구 회장과 제수인 현정은 회장은 지난해 현대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혈투를 벌였다.
당초 현대그룹이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인수자금 조달 의혹으로 중도탈락. 결국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으로 넘어가게 됐다.
그 과정에서 양측은 TV광고와 언론 등을 통해 도를 넘는 상호비방전을 펼쳤었다.
그러나 최근 정몽구 회장이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과 화해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측에 조금씩 화해의 분위기가 싹뜨고 있다.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7.75%를 현대차그룹이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양측의 실질적인 화해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이 지분을 현대그룹 또는 국민연금 등 제3자에게 매각하는 등의 화해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불어 정 창업주 10주기인 만큼 범 현대가 차원의 화해협력 논의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 현대상선 지분 매각 'NO'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간 화해 분위기는 조성됐지만 실질적인 해결점인 현대상선 지분 처리 문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런 기류는 10일 열린'아산 정주영 10주기 추모 사진전'에서도 엿보였다.
개막식에서 서로 만나 악수를 하며 1시간 가량 전시장을 함께 둘러봤지만 정몽구 회장은 "현대상선 지분 매각은 고려 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현정은 회장 역시 이 부분에 대해 '묵묵부답' 했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두 그룹 간 화해는 이미 서로 좋은 방향으로 얘기된 것 아니냐"며 "가족 행사라는 점도 있고, 선대 회장의 추모 기간이기도 한데 (정 회장과 현 회장이) 얼굴 붉히실 일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 회장 동생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두 분 사이는 이미 화해가 이루어진 것 아니냐"고 말해, 갈등의 실마리가 풀려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과 KCC그룹 등 범 현대가 일원들도 이번 정 창업주 추모 기간을 통해 결속을 다지는 모습이다.
이번 사진전이 3월말까지 범 현대 관련사 주요 사업장에서도 동시 진행되고, 14일로 예정된 추모 음악회에도 한자리에 모여 고인을 추모한다.
범 현대가의 한 인사는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이 화해의 제스쳐를 보였고, 다른 그룹들도 내부의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어 모두 좋은 방향으로의 봄바람이 불 듯 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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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