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기자] 미국 오바마 정부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안보를 중심에 놓은 외교노선이 이집트 사태로 인해 궁지에 몰리자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결국 이집트 민중의 항거가 확대되고 군부가 '정중동' 상황을 보이자, 미국은 이집트의 현대판 파라오로 불리는 오랜 동맹자인 무라바크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이라크 인민의 자유와 민주주의 확대'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런 입장을 통해서만 경제적 이해관계나 지역 안보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30일(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집트 정부와 반대세력이 "평화롭고 질서정연하게 민주주의 확대로 이행"을 위해 대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 같은 미국 정부의 입장 표명은 군부와 만나 권력을 유지하려는 시도를 보이던 무바라크에 대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클린턴 장관은 무바라크에게 물러나라는 요구를 하지는 않있다. 지난 엿새 간의 시위 사태로 인해 1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000명 넘게 부상자가 속출했다.
미국은 과거 중동 등지에서 정치적 자유와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자처하면서 러시아, 이슬람 등 사회주의 세력과 이념적으로 대치했으나, 이 같은 대치 구도가 소멸하자 경제적 이해관계를 우위에 놓고 사실상 이집트 등 중동 국가의 군부 등 집권 세력을 동맹세력으로 하여 지원했다.
이에 따라 이집트 사태가 확대되기 전까지 오바마 정부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주춤거렸다. 아직도 미국은 무바라크를 '독재자'로 부르지 않고 있다. 그렇게 할 경우 자신들이 '독재자의 지원세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이집트 정권이 무너지면 주변 이슬람국가로 사태가 확산되고 이스라엘이 강경한 非서방우호적 세력들에 의해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시장에서 우려를 사고 있는 중이다.
클린턴 국방장관은 이날 CNN과의 대담에서 "미국은 어떤 특정한 결과를 목표로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 미국은 무바라크의 퇴진 가능성까지 고려한 어떤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음을 시사했다.
그녀는 "이집트 인민이 자신의 견해를 표현할 수 있는 더 큰 민주주의로의 평화롭고 질서정연한 이행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가닿을 수 있는 많은 조치들이 있다"고 강조하고 "미국은 좀 더 많은 정치와 경제적 자유로의 이 같은 이행을 위해 도울 준비가 되어 있으며 모든 것은 이집트 인민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무바라크는 지난 29일 내각을 해산하고 부통령직을 만들어 정보국장인 오마르 슐레이만을 그 자리에 앉혔으며, 아메드 샤피크 항공부 장관을 총리로 임명했다. 모두 군부 출신인 이들 인사의 임명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 것인지, 미국이 만족할 것인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무바라크가 하루 전날 정치 및 경제 개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자신이 권좌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이 가운데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이집트 정부에 대한 지원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이 지원한 16억 달러 중에서 13억 달러는 군사적 지원이었다.
지난 30일 현재 이집트는 거래소와 은행이 문을 닫은 상태이며, 반정부 시위대의 수도권 주변에서의 저항이 거세진 가운데 군대가 사태를 접수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카이로 공항은 이집트를 벗어나려는 사람들로 만원이며, 이집트 카이로로 들어오는 항공기편은 결항되고 있다.
미국 정부도 일단 자국민들에게 이집트를 떠날 것과 이집트로의 여행을 금하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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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