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규민 기자] 은행권 인수합병(M&A) 이슈의 중심에 있는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가 갈등을 빚고 있어 향후 격돌양상이 주목된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19일 총 7곳의 매체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실었다. 같은 날 하나금융지주 역시 12여개의 주요 일간지 일면에 공익적인 내용을 담은 이미지 광고를 실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날 20여개의 신문 일면에 하나금융지주와 관련된 내용의 성명서와 광고가 실리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노조는 일간지 2곳과 무가지 5곳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실었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은 론스타 먹튀의 하수인입니까?'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돈도 없고 능력도 없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공멸의 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외환은행 재매각이 3~4조원 규모에서 끝이 났을 것을 하나은행이 돌연 나타나 론스타의 배만 불려주고 있다"면서 "3조원에 달하는 거액의 자금 조달은 어떻게 할 것인지, 나중에 그 빚을 고스란히 외환은행 직원과 고객들이 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에 인수 될 경우 야기될 수 있는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면서 "이를 알리기 위해 성명서를 게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나금융의 인수를 어떻게든 막을 것"이라면서 "현재 하나금융이 실사하는 것도 전면 차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오늘(19일) 저녁 외환은행 본점에서 '하나금융 합병저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노조측은 수도권 지역 직원 4000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이날 하나금융지주 역시 12개의 주요 일간지 일면에 광고를 실으며 거센 맞불을 놓았다. 다만 광고 내용은 다문화 가정을 주제로 하는 기업 이미지 광고였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사회공헌의 큰 축이 다문화 가정 지원"이라면서 "연말을 맞이해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서 광고를 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노조가 낸 성명서의의 영향력을 희석시키기 위해서 같은 날 대대적인 광고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상황이 조심스런 때라 뭐라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한편,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지분 51% 인수를 추진 중에 있으며, 오는 25일까지는 인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은 지난 18일 "외환은행에 인수 작업을 앞으로 1주일 내로 끝내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