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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에서부터 안전불감까지 가시밭길
[뉴스핌=진희정 기자] 최근 국정감사 핵심 쟁점인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체의 적법성 논란과 MB정부 임기내 완공을 위한 속도전 폐해 등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본격 예산심의에 앞서 국정조사까지 추진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4대강 논란의 중심, 수자원공사
국감 이전부터 핵심쟁점인 4대강과 관련한 여야간의 갈등은 이미 예상했다. 지난 6일과 8일에 열린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 국감에서 뜨거운 격론이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국토해양위 소속 민주당 김성순 의원이 제기한 '4대강 사업 실시계획 승인 불법' 논란은 예상치 못한 일격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김의원측은 정부가 4대강 사업 일부를 한국수자원공사에 맡긴 것은 현행 법에 어긋난다는 수공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수공이 정부 법무공단 등 3곳과 자체 자문변호사에게 법률 검토를 의뢰한 결과 하천법과 수자원공사법상 수공은 수자원 개발 등 이수 목적의 사업만 할 수 있을 뿐 홍수 예방 등 치수 사업은 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는 것이다. 수공은 이 같은 법률 검토 의견을 국토부에 제출했으나 묵살당했다.
이 논란은 지난 8일 수공 국감때 최고조에 이르렀다. 투자금 회수 방안에 대한 수공 이사진의 우려가 담긴 9월 28일자 이사회 회의록까지 밝히면서 적법성 논란과 수공의 부채가 제기된 것이다.
◆ 사업비 공공기관에 떠넘기기 의혹
4대강 사업 관련 예산비는 당초 22조2000억원이다. 여기에 수공에 떠넘긴 사업비 8조원에 대한 이자 1조5000억원, 소수력발전 사업 2092억원, 수자원공사 댐 직류 사업 2259억원, 교량 보강 비용 1032억원, 가스관 이설 비용 257억원, 취수시설 보완사업비 550억원 등 2조1190억원 등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가운데 일부 비용은 공공기관에 떠넘기고 있다. 준설로 영향을 받는 교량 99곳 중 공기업이 관리하는 18곳의 보강 비용 1032억원은 도로공사, 철도시설공단, 한국전력 등이 맡았으며, 가스 배관 이설 비용 257억원은 가스공사가 맡았다. 여기에 국민연금관리공단과 산업은행 등 50여개 단체가 참여해 5000억원 규모의 녹색 펀드를 만들어 4대강 사업에 투입하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함께 국토부가 4대강 사업을 진행하면서 보를 건설하고 모래를 준설하는 과정으로 인해, 현재 민간업체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건설해 놓은 취수시설 중 최소 28개소를 이전하거나 수질악화 방지를 위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여기에 소용되는 비용은 민간업체가 약 212억원 지자체가 약 338억원을 맡게 됐다.
문제를 제기한 국토해양위 민주당 소속 박기춘 의원은 "지자체의 취수시설은 국토부가 예산을 들여 이전해주기로 한 반면 해당 민간업체들의 시설은 하천점용허가당시 조건을 들어 비용 일체를 해당업체에서 부담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해당업체 관계자도 "국토부가 지난 7월 22일 취수대책 관계자회의를 개최하면서 8월 21일까지 해당업체가 비용을 들여 취수시설을 이설하거나 수질악화 방지책을 마련해서 제출하라고 했다"며 "이의를 제기하면 5년마다 점용허가를 갱신해야 하는 우리업체에 피해가 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말도 못했다"고 전했다.
◆ 임기내 완공 위해 안전대책은 '뒷전(?)'
무엇보다 4대강 살리기를 이명박 정부 임기내에 해야 하기 때문에 강별 종합계획을 수립, 단기간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16개의 대형 보설치와 5억7000만㎥의 강바닥 준설 등 하천공사를 2011년 말까지 모두 끝낸다는 목표로 지난 6월 29일부터 발주에 들었다.
이와관련 전문가들은 4대 정비는 필요한 사업이지만 사업추진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후유증에 대해 우려했다.
한국하천협회측에 따르면 "4대강 전구간 동시 착공은 집중호우 등으로 유량이 증가할 경우 물길의 평형상태를 무너뜨려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전언했다.
이와함께 보와 제방 등 구조물이 시공 중 파손, 붕괴될 수 있고 각종 안전사고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4대강에 세워질 대형 보의 안전성을 검증하려면 '수리모형실험' 같은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수를 예방하기 위한 4대강 사업이 오히려 홍수피해를 더 키울 수 있는 상황이라 보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준설로 인해 교각에 대한 안전에도 위험이 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남한강을 지나는 영동고속도로의 경우 준설작업으로 인해 하상구조물의 주위가 파헤쳐지는 세굴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됐다"며 "사실상 교각이 10m 이상 파이면서 다른 다리보다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김의원측 자료에 의하면, 현재 세굴현상으로 인해 교량 보호공이나 세굴보호공이 필요한 교량은 4대강 전체에 104개가 있다. 이 중 한강에는 이포대교, 세종대교, 여주대교, 여주교, 이호대교, 남한강교(신), 남한강교(구) 등 7개 교량에 세굴보호공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4대강 사업을 진행하면서 빠른 추진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는 건너뛰고 환경영향평가는 흉내만 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국감에서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4대강과 관련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닌 것 같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4대강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임기내 완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4대강을 둘러싼 시비와 의혹이 명쾌하게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