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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금융규제안, 전문가·시장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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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사헌 기자] 오바마 정부가 17일(현지시간) 포괄적인 금융규제안을 발표했다. 대공황으로 인한 금융 개혁 이래 최대 규모의 금융시스템 규제 개혁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금융시스템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과 금융기관 전문가들은 "위험 감소와 수익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는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우선 이날 발표된 새로운 규제안은 이번주들어 주요 미국 언론을 통해 공개된 내용과 다르지 않았다.


◆ 연준, 은행 외 증권 보험까지 규제할 수 있도록 해

먼저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가 대형 금융기관 및 지주사 그리고 금융시장 및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기업들을 감시하고 규제할 권한과 수단을 확대했다.

신설되는 포괄적인 '금융규제위원회'가 재무부 산하에 신설되어 시스템위험을 정의하고 또 재무부가 최종 결정에 관여한다. 연방준비제도에게 은행 뿐 아니라 증권 보험 등의 금융기관까지 모두 규제할 수 있는 권한과 준비금 강제 수단을 부여했다.

또 연방저축기관(OTS)를 폐지하고 이를 연방통화감독청(OCC)에 합침으로써 전국구 은행감독청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방단위의 규제를 벗어나는 틈새를 막는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보호, 모기지대출에 대한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관련 규제당국을 새롭게 신설하게 된다.

금융기관의 자본요건을 강화하고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는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무 등록하도록 했다. 또한 신용디폴트스왑(CDS) 등 다양한 파생상품을 규제할 수 있는 포괄적인 방안도 도입한다.

이 같은 포괄적인 규제는 기존 시스템을 손상하지 않으면서도 과잉이나 과도한 위험에 대해서는 규제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이 같은 목표가 서로 배치된다면서 "과연 두 마리 토기를 동시에 잡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당장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은행권의 대출 손실이 더 확대될까 우려된다면서 18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수정하고 4개 은행의 등급 전망을 낮췄다.


◆ 시스템 유지하는 개혁안.. 한계 지적도

이날 미국 비즈니스위크(BusinessWeek)이 소개한 시장과 전문가 반응을 살펴보면 일단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많았다.

액션이코노믹스(Action Economics)의 분석가들은 "새 금융규제안은 그 동안 언론에서 '금융시장에 대한 새로운 도로교통법'이란 식으로 떠들썩하게 소개해왔는데, 그 목표는 현행 시스템을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 탐욕과 오용을 억제하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상당히 포괄적인 다수의 임무들이 포함되어있는 이번 규제안은 의회를 거치면서 다소 미세조정되거나 희석되는 과정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상공회의소의 데이빗 허시먼 자본시장센터 대표는 "이번 계획의 성공 여부는 우리 금융 규제 시스템의 세 가지 펀더멘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면서, "규제의 비효율성, 규제당국들간의 조율 그리고 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규제적 간극 등이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의 안이 일부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기초적인 문제점을 놔둔 채 시스템 위에 규제의 층을 하나 더 덧씌우는 것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남는다"며, "단순히 규제기관을 새로 삽입한다고 기초적인 문제가 다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시장이 새로운 규제에 어떤 식으로 반응할 것인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면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이란 경고도 제기된다.

에이트그룹(Aite Group)의 존 제이 선임분석가는 "금융시장은 글로벌하고 언제든 규제가 약한 쪽으로 달아날 수 있다. 미국 금융시스템을 보호하려면 미국 금융기관들이 경쟁력에서 밀리게 놔두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금융기관 건전성 등의 문제 외에도 소비자보호를 위한 별도의 기구를 세우겠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제기된다.

미국 공공이해연구그룹(PIRG)의 소비자프로그램 담당 이사인 데이 미어즈윈스키(Ed Mierzwinski)는 "금융 규제당국은 금융기관의 안전과 건전성을 앞세우다 보니 소비자보호 문제를 너무 경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 제안은 그런 면에서 보자면 좀 더 균형잡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오바마 행정부의 대응은 '관료주의적 대응의 극치'라는 민간 경제학자의 비판도 눈에 띈다.

피터 모리사이(Peter Morici) 메릴랜드대학 스미스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번 규제안을 보고서 "엄청 비효율적이고 비용만 무지하게 드는 관료주의적 과잉 대응"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새로운 시스템리스크 규제자는 통합위원회인데, 그건 이미 존재하는 것이고 또 연방준비제도도 있다. 이미 이전부터 파생상품이나 특별목적회사(SIV)의 위험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면서도 이들 위원회나 중앙은행 아무도 이를 책임지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구나 위원회의 결핍인데 이를 다시 너무 나가게 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소비자보호 기구도 이미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규제의 또다른 층을 하나 덧대는 것 이상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정부 개입이나 규제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은 위험하며 문제는 규제를 제대로 잘 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던컨 니더라우어 NYSE유로넥스트의 대표는 이번 규제안에 대해 환영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의 제안은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는 중요한 조치"라면서, "규제 개혁은 투자자들 보하고 또 규제의 맹점을 메우며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며, 동시에 수십년간 경제 성장을 이끈 금융 혁신을 계속 고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미국 규제 시스템은 이미 많이 낡아 있었고 따라서 이번 개혁안은 이런 점에서 중대한 기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월가 우려, "규제 강화와 수익성 개선은 잡기 힘든 두 마리 토끼"

한편 이번 개혁안 발표에 대한 월가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의 금융주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무엇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금융기관의 대출 부실이 생각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22개 금융기관에 대한 등급 및 등급 전망을 강등했다.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로 인해 금융기관의 경쟁력이나 수익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로치데일증권의 스타급 금융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보브(Richard Bove)는 이번 개혁안이 너무 포괄적이고 비효율적일 수 있다면서, "자본 확충 요구가 빗발치고 레버리지가 줄어드는데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은 명약관화"라고 지적했다.

또 연방준비제도의 기능과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거나 애초의 기능인 통화정책 운용에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라시아그룹의 댄 앨라마리우 분석가는 "이번 제안은 평의회식으로 접근하되 연준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달라는 식의 어중간한 모양"이라면서 "의회에서도 이런 모양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의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위원장은 다른 의원들과 함께 연준에게 권한을 너무 주지 말고 규제당국 협의회에서 제어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바마 정부도 이번 규제안에서 위원회가 연준과 함께 시스템리스크 문제에 협조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도 은행권이 다소 안정을 찾는가 하는 시점에 강력한 규제안이 나오면서 또다른 불확실성을 더하게 됐다면서 우려했다.

앞으로 규제 강화에 따라 금융기관들 사이의 명암이 크게 갈리게 될 것이며, 이런 결과가 드러날 때까지 시장은 관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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