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흥시장 부정적전망에 은행 펀더멘탈 고려안돼
- BFSR과 같은 평가방법상 국가 신용도에 귀속
- 신흥시장 부정적전망에 은행 펀더멘탈 고려안돼
국제적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지난 9일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일괄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번졌고, 세계적인 안전자산선호에 따른 달러 가뭄으로 외화유동성 어려움에, 원화유동성화보마저 어려운 이례적인 현상까지 겪어 비판적인 신용등급은 일부 수긍이 간다.
고금리 예금상품을 통한 자금조달, 환율상승에 따른 통화옵션 손실, 부동산PF 부실위험 등 여러 위험요인도 있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정부의 은행 외화채무에 대한 지급보증 제공, 미국 등과의 통화스왑 체결, 은행채 매입지원 등 적극적인 금융정책과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역머니무브 현상 등으로 유동성경색이 이전에 비해 완화되는 조짐이 있어 신용평가사의 등급조정에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신용평가사의 평가 결과와 시장참여자들 사이에 이해의 간격이 존재하는 걸까.
신용평가 전문가들은 해외 신평사 입장에서 불안정한 영업환경에 처했다고 보는 신흥시장에 한국이 포함돼 있어, 한국 시장내 있는 은행들에 대한 평가도 같은 연장선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개별 은행의 경쟁력은 크게 고려되지 않는 것이다.
◆ 무디스 등 금융기관 채권외 재무건전성까지 평가
통상 은행들의 신용등급은 일반 기업은 물론 국가보다 높다.
은행시스템의 문제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 각국 정부가 직간접적인 지원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경험이 신용평가사들로 하여금 높은 등급을 주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채권 발행자와 채권에 대한 신용평가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S&P, 무디스, 피치 등 국제적인 신용평가사들은 재무건전성등급(BFSR)이란 별도의 평가기준이 있다.
BFSR이란 외부로부터 지원 가능성이 배제된 개별은행의 자체적인 건전성을 따지는 것으로, 정부의 지원은 배제하고 은행 스스로의 수익성, 자산건전성, 프랜차이즈, 다각화된 수익구조, 자본적정성 등을 평가한다.
그런데 BFSR 평가시 고려되는 요소들이 한 나라의 경제환경에 밀접하게 관련있는 것들이다.
피치의 평가방법론에 따르면, 예금이탈 등과 같은 충격 발생시 은행시스템이 약한 경우에는 우수한 은행이라 할지라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며 이러한 점이 BFSR 평가시 중요한 고려요소가 된다.
특히, 불리한(국가신용등급이 낮은) 환경에서 영업을 하는 은행의 경우 재무적으로 탁월하다 하더라도 환경적 제약에 의해 높은 BFSR을 부여받기 어렵고, 매우 강력한 영업망, 안정적인 수익성, 다각화된 수익구조, 견고한 자산건전성 및 자본적정성, 우수한 자국통화채무 상환능력이 뒷받침돼야 높은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 위험높다고 보는 신흥시장에 한국 포함돼 은행 경쟁력 고려안돼
문제는 한국이 BFSR 등급이 높지 않은 신흥시장에 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디스는 신흥시장의 은행에 선진시장의 은행보다 일반적으로 낮은 BFSR을 부여하고 있고, 특정 국가내 최우량 은행이라 하더라도 D 또는 D+를 받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S&P 역시 등급수준 감안시 이 같은 원칙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업평가 양승용 금융공공실 전문위원은 ‘은행 신용등급에 대한 이해와 BFSR 도입 필요성’에 관한 보고서에서 “불안정한 영업환경에 속해 있는 은행의 경우 높은 BFSR을 부여받기 어렵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들은 피치로부터 B~C, S&P로부터 B~C+의 BFSR을 부여받고 있는 등 등급구간상 중간이상의 수준에 위치해 있는 반면, 무디스로부터는 중간이하의 낮은 등급(C~D+)을 부여받고 있다.
양승용 전문위원은 “무디스의 등급수준이 더 낮은 것은 무디스가 신흥시장내 은행 영업환경에 대해 보다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데 기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