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美 펀드매니저들이 고수익을 노리고 신흥시장 채권에 대해 환율 스왑을 하지 않는 이른바 "로컬 커런시 본드(Local Currency Bond)"라는 다소 리스크 높은 베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이는 전혀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이런 현상은 최근들어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상당히 개선되었음을 반영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금리인상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과 차별적인 신흥시장을 통해 채권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효과, 그리고 통화가치에 대한 분산투자 효과를 기대하는 또다른 경향을 보여준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자 기사 채권기사("Bold Bet: Local-Currency Bonds")를 통해 최근들어 신흥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대중적인 투자처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일부 과감한 펀드매니저들이 좀 더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새로운 위험, 즉 해당 국가의 현재통화 표시 채권에 투자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전했다.브라질이나 폴란드 그리고 남아공 등의 현재 통화로 국채를 매수할 경우 외환표시 국채보다는 더 높은 수익률로 보상받는다고 한다. 사실 펀드매니저들은 이들 지역의 현지통화가 평가절하되더라도 이러한 추가적인 수익률로 충분히 보상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실제로 신문은 실제로 이런 전략이 일부 시장에서 통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건 체이스가 최근 새로 런칭한 신흥시장 국채지수(Government Bond Index-emerging Markets)는 총 16개국의 현지 통화로 발행된 채권가격을 추적하고 있는데, 이 지수는 2001년 이후 현재까지 달러화로 환산했을 경우 총 59%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하게 된다고 한다.이는 JP모건의 달러표시 신흥시장 국채지수의 같은 기간 투자수익률 64%보다 낮은 것이지만, 오히려 현지통화 표시 국채가 변동성도 작도 상당히 높은 신용의 질을 담보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달러화로부터 분산+이머징마켓에 대한 평가 개선실제로 현지통화로 발행된 국채에 투자하고 있는 기관의 경우 "달러화에 집중되어 있는 포트폴리오를 분산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유용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총 투자자산 100억달러 중 약 25억달러 정도를 신흥시장 현지통화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英 애시모어 투자자문의 리서치헤드는 "앞으로 5년 이내에 전체 관리하는 투자자산 중 절반 이상이 신흥시장 현지통화 표시 채권으로 구성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이러한 베팅의 비중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물론 WSJ는 여타 기관들의 경우 그다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신흥시장의 경우 통화가치가 급격하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벌어놓은 수익을 날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생 때마다 이러한 현지통화 채권투자에서 가장 큰 손실이 발생하곤 한 것도 사실이다.또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현지통화 표시 채권을 매수하는 것은 또 국제법이 아니라 현지법을 따라야 하는 한계도 동시에 짊어지는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기도 한다. 실제로 현지 법률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경우 가 많다.어쨌든 이렇게 현지통화 표시 채권에 대한 투자가 대중화되고 있다는 것은 이들 신흥시장의 신용의 질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시장의 새로운 낙관론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높은 수익률 보상+ 美 금리전망으로부터의 분산효과또한 과거 같았으면 고개를 저었을 새로운 리스크 투자전략이 통하는 것은 현재 채권시장의 투자수익률이 워낙 낮기 때문에 나온 자구책일 수가 있다고 한다.과거에는 개발도상국이 발생하는 자국통화 표시 채권은 거의 전량 현지 국내은행나 연기금 혹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인수했다. 그래서 신흥시장 국가들은 환율리스크를 줄이고 해외펀드매니저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달러화나 유로화 혹은 엔화 등 글로벌 본드를 발행해왔다.1990년대 말 아시아와 러시아 그리고 여타 지역의 금융위기로 인해 투자자들은 달러화 표시채권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깨닫게 되었다. 아시아와 남미 통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정부의 경화(hard currency, 강세 통화)표시 채권 상환능력이 위축되었다. 금리는 폭등했고, 이들 경제는 폭격을 맞은 것처럼 상처를 입었다.그 이후로 다수의 개발도상국들은 재정수지를 균형있게 가져가고 있고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을 크게 늘렸다. 이에 따라 현재는 신흥시장 국채 중 절반 정도는 투자적격 판정을 받고 있는 정도다.더구나 채권 신용평가기관들은 점차 현지통화표시 채권의 등급을 달러표시 채권에 맞게 한 두 단계 높이는 추세하고 한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그 근거를 신흥시장의 정부가 자체 통화 쪽에서 재정적인 여유를 가지고 있고, 최악의 경우 디폴트보다는 화폐를 더 발행하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는 데서 찾고 있다.일례로 WSJ는 만약 투자자들이 올해 멕시코의 현지통화 국채를 매수했다면 상당히 성공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S&P가 싱글A 등급을 매기고 있는 10년물 페소화 국채의 경우 수익률이 9.6%인데, 달러표시 채권의 경우 이보다 등급이 3단계 낮고 수익률은 5.5% 수준이라고 한다. 최근 페소화가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현지통화 채권 쪽이 훨씬 더 높은 투자수익률을 안겨주었을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물론 물론 올해 들어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인 신흥시장 통화는 별로 없다. 일례로 남아공 랜드화(rand)의 경우 올해 달러화 대비 16% 평가절하되었으며, 이 때문에 현지통화 발행채권의 수익률이 달러채권에 비해 낮은 편이다.결국 이 때문에 펀드매니저들은 대부분 다양한 종류의 신흥시장 통화를 바스켓으로 묶어서 이러한 현지통화의 변동성을 제거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할 경우 채권포트폴리오의 분산투자 효과를 가질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달러표시 채권이 대부분 미국의 금리변화에 민감한 반면, 현재통화 채권의 경우 좀 더 현지 금리변화에 민감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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