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금융당국이 4일 증권사 매수 편중 해소를 위한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 국내 10대 증권사 매수 의견 비중은 92.4%로 매도 의견은 2곳에 그쳤다
- 업계는 기업 관계와 정보 접근성 문제를 해결해야 개편 실효성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매도 익명화 실효성 의문, 스몰캡 인력 확보도 과제
[서울=뉴스핌] 이정아 기자 = 금융당국이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의 매수 의견 편중을 해소하기 위해 제도 개편에 나섰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업과의 관계나 정보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기존 관행을 바꾸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 10대 증권사 중 2곳만 '매도' 의견…금융당국, 리포트 체계 '칼질'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기준 자기자본 기준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의 최근 1년간 국내주식 리서치 투자의견 중 매수 비중은 단순평균 92.4%로 집계됐다.
이번 통계는 전체 리포트 발간 건수가 아닌 최근 1년간 투자의견을 제시한 종목 수를 기준으로 산출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하나증권의 매수 의견 비중이 98.2%로 가장 높았다. 이어 키움증권 97.1%, KB증권 94.6%, 신한투자증권 94.5%, 대신증권 93.2%, 메리츠증권 91.8%, NH투자증권 90.7% 순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89.7%, 한국투자증권은 88.3%, 삼성증권은 86.3%로 집계됐다.
![]() |
매도 의견은 사실상 찾아보기 어려웠다. 10개 증권사 가운데 하나증권과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8곳의 매도 의견 비중은 0%였다. 매도 의견을 제시한 곳은 키움증권(0.5%)과 미래에셋증권(0.6%)뿐이었다.
매수 의견 비중이 90%를 넘는 증권사도 7곳에 달했다. 특히 하나증권과 키움증권은 매수 비중이 97%를 웃돌아 사실상 대부분의 분석 대상 종목에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중립 의견 비중은 하나증권 1.8%, 키움증권 2.4%에 그쳤다.
리서치 보고서의 대형주 쏠림도 심각한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집계한 최근 3년간 보고서 8만5030건 중 절반에 가까운 48.5%가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에 집중됐다. 반면 시가총액 300위 밖 기업을 다룬 보고서는 17.2%에 머물렀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매수 의견 편중을 리서치 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지목했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9월 30일 제2차 금융투자업권 모험자본 역량강화 협의체 회의에서 리서치 독립성 강화와 중소형주 커버리지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이튿날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은 ▲매도 의견 작성자 익명 선택 허용 ▲리서치 부서 독립성 강화 ▲애널리스트 성과평가 체계 개선 ▲중소형주 리서치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핵심은 매도 의견을 낸 애널리스트가 보고서에 이름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이름을 공개하지 않으려면 준법감시인의 승인을 먼저 받아야 한다. 증권사는 작성자가 누구인지와 승인 경위, 보고서 내용을 별도로 보관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리서치 부서가 영업 실적에 좌우되지 않도록 관련 규제도 강화한다. 영업 부문의 부당한 개입을 제한하는 원칙을 금융투자업규정에 명시하고 리서치 예산이 영업·기업금융 부문의 수익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애널리스트를 평가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준다. 영업 부문의 영향력을 줄이고 실제 주가가 제시한 목표주가에 얼마나 근접했는지를 평가 기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 "'매도' 의견 냈을 때 기업 반응 부담…공공 목적 독립 리서치 회사 설립해야"
그러나 업계에서는 매도 의견 작성자의 익명성을 보장하더라도 실질적인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뉴스핌이 국내 주요 증권사 3곳을 대상으로 제도 개편에 대한 의견을 취재한 결과 한 리서치센터는 "매도 리포트 실명 선택제가 도움이 될 지 모르겠다"며 "회사마다 담당 섹터 애널리스트는 한 명이기 때문에 익명이라고 하더라도 사실상 실명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또 애널리스트가 기업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할 경우 기업설명회(IR) 참여나 경영진 면담 등 정보 접근 과정에서 불이익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미국처럼 기업들이 애널리스트의 독립적인 투자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제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애널리스트는 증권사를 대표하는 만큼 특정 기업에 매도 의견을 제시할 때 회사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리서치 제도 개편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증권사뿐 아니라 기업의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 |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의 제도 개편 발표 이후에도 내부 운영 기준 변경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취재에 응한 증권사 3곳 가운데 2곳은 투자의견 부여 기준과 목표주가 산정 방식 변경 계획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머지 1곳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변경 계획은 확정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중소형주 분석을 늘리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대형 증권사가 일정 수준 이상의 스몰캡 보고서를 발간하도록 유도하고 신규 종투사 지정이나 발행어음 인가를 심사할 때 관련 계획을 평가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증권사별 스몰캡 리서치 운영 방식과 전담 인력 규모에는 차이가 있었다. 한 리서치센터는 "스몰캡을 별도로 담당하는 인력 없이 업종별 애널리스트가 중소형 기업을 함께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인력 충원이나 신규 커버리지 확대 계획에도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증권사는 올해 1~10월 기준 코스닥 관련 리서치 비중이 26% 수준이라고 밝혔다. 향후 애널리스트 추가와 스몰캡 커버리지 확대를 예상하지만, 구체적인 충원 규모나 시행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문제는 발간 목표를 채울 분석 인력과 전문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공개된 기업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고 기술력과 사업화 가능성을 분석하는 데 전문적인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몰캡 리서치 확대를 위한 별도의 독립적인 분석 조직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정부 재원이나 증권사 공동 출연으로 독립 리서치 회사를 설립하고 그 안에 스몰캡 전담팀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제언했다.
증권사별로 인력을 추가 배치하는 방식 외에 독립적인 리서치 조직을 통해 중소형주 분석의 전문성과 지속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금융당국은 향후 리서치 제도 개선안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업계와 소통하며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매도 의견을 제시해도 기업과의 관계에서 불이익을 우려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고 중소형주 분석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매도 리포트 익명화와 보고서 발간 비율 확대를 넘어 리서치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가 이번 제도 개편의 실효성을 가를 전망이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