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 중간선거 개표가 4일 시작되며 민주당의 하원 탈환 전망이 확산했다
- 브라질·세르비아·헝가리 등에서 트럼프식 포퓰리즘 세력이 잇따라 패배했다
-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패배 뒤 이란·우크라이나·관세 등 대외 강경책을 강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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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 앞둔 트럼프, 이란·관세로 대외 강공 우려...'타코'도 끝나나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 개표가 시작된 가운데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이른바 '마가이즘(MAGAism·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이 미국을 넘어 세계 정치 지형에서도 변곡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미 동부시간 3일 오후 6시(한국시간 4일 오전 8시)부터 각 주의 투표가 순차적으로 마감되고 있다. 선거 전망에서는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반면 상원은 접전 양상이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3석, 상원에서 4석을 순증해야 다수당이 된다. 의회 권력의 윤곽은 서부 지역 투표가 마감되는 한국시간 4일 오후 드러날 수 있다.
최근 미국 밖에서는 이미 비슷한 흐름(극우 진영의 선거 패배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브라질에서 우파 후보가 패하고 세르비아, 헝가리에서 트럼프 진영과 가까운 지도자들이 잇따라 밀려나면서, 국제적으로 확산됐던 트럼프식 포퓰리즘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주의의 퇴조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임기 마지막 2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하더라도 이를 계기로 이란 공격 재개, 우크라이나 압박, 글로벌 관세 재추진 등 대외 강경책에 오히려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번 선거가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승패를 넘어, 국제 마가주의의 향방과 글로벌 정치 풍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풀이되는 이유다.

◆ 세계 곳곳서 흔들리는 트럼프식 포퓰리즘...마가이즘 정점 지났나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세계 각국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 우군들이 잇따라 패하면서 '글로벌 트럼프주의'에서 벗어나려는 흐름이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가장 뚜렷한 사례는 브라질이다. 브라질 유권자들은 지난달 말 대선에서 시장 예상을 깨고 좌파 노장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게 역사적인 4선을 안겼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은 누구의 뒷마당도 아니라며 주권을 앞세워, 중남미에 대한 미국의 패권을 밀어붙인 트럼프 대통령에 맞섰다. '열대의 트럼프'로 불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로 우파 후보로 나선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는 결국 미 플로리다로 도피했다.
세르비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친분이 있는 '스트롱맨' 알렉산다르 부치치 전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조기 총선에서 집권 세르비아진보당(SNS)의 총리 후보로 나섰다가 예상 밖 패배를 인정했다.
장기 집권에 지친 유권자들은 제도권 부패에 대한 분노를 흡수한 학생 주도 세력을 선택했고, 부치치의 14년 집권은 막을 내렸다.
독일 슈피겔은 유럽 독재자들의 기세가 꺾이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물으며, 지난 4월 친EU 성향의 페테르 머저르에게 압도적 표차로 패한 빅토르 오르반 전 헝가리 총리를 함께 거론했다.
영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우군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영국개혁당이 앤디 버넘 총리의 노동당에 지지율 선두를 내줬다. 버넘 총리는 브렉시트 번복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EU와의 밀착을 공언한 상태다.
이 같은 흐름의 이면에는 부패에 대한 염증, 청년층의 이탈, 치솟는 집값, 인공지능(AI)발 일자리 불안,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전쟁과 이에 따른 유가 급등 등 공통된 불만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생활비 부담이 트럼프 지지 기반에 균열을 낼 수 있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연구소가 32개국 6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달 28일 발표한 결과 생활비가 최대 관심사로 꼽힌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간판 의제인 이민은 기후변화와 함께 공동 6위에 그쳤다.
디노 잘랄 전 주미 인도네시아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상대하기 꽤 버거웠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예상대로 약진하면 미국 정치의 재균형으로 이어져 국제 긴장과 양자 관계의 '공포 분위기'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최근 아시아 순방에서 국제질서의 약화를 경고하며 새로운 지정학적 시대를 언급했다. 그러나 중국과 베이징은 15차례나 거론하면서도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중심 질서에 대한 동맹국의 거리두기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읽힌다.
◆ '끝' 단정은 일러...아직 건재한 마가주의
다만 세계가 트럼프주의의 정점을 지났다 하더라도 그 가치가 여전히 호소력을 지닌다는 증거 역시 적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호주에서는 폴린 핸슨이 이끄는 원네이션당이 기후변화 부정, 이민 반대 등 트럼프식 정책을 앞세워 지지율이 급등했다.
독일에서는 JD 밴스 미 부통령과 일론 머스크의 지지를 받는 극우 독일대안당(AfD)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선에서는 반이민 기수 마린 르펜이 네 번째 도전 만에 가장 높은 당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선거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아직 정권을 지키고 있다. 차기 연립정부 구성이 늦어지면 네타냐후는 과도정부의 총리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남미에서도 룰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돈로 독트린(Donroe Doctrine)'에 맞서는 사실상 마지막 지도자로 꼽힌다.
◆ '레임덕'보다 위험한 대외 강경책...'타코'도 옛말?
통상적인 정치 문법대로라면 중간선거에서 패할 경우 80세의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입법 동력을 잃는 레임덕에 빠지고, 관세와 군사력을 휘두르는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최악의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고 사적으로 인정했다고 CNN이 3일 보도했다.
하지만 그가 선거 패배를 오히려 대외 개입 강화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공격 재개, 러시아 요구를 수용하라는 우크라이나 압박, 글로벌 관세 재추진 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조치를 내걸었다가도 증시와 국채시장이 흔들리면 물러서는 패턴을 두고 '타코(TACO·트럼프는 늘 꽁무니를 뺀다)'라는 말이 회자돼 왔다. 지난해 4월 상호관세 발표 뒤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90일 유예를 꺼내든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의회 견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 반응을 의식해 물러서던 기존 패턴에서 벗어나, 이란 공격 등 대외 강공을 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각국도 대응 카드를 쥐고 있다. 블룸버그가 미 재무부와 국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과 일본 등 미 동맹국들의 올해 1~8월 미 국채 매입 규모는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국가들은 앞다퉈 대미 관세 협상을 타결하고 대규모 투자 패키지까지 내놨지만, 비준까지 마친 협정은 거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힘이 빠질 경우 시간을 끌며 버틸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연정 2당인 민주동맹(DA)의 라이언 스미스 외교 대변인은 공화당이 패하더라도 양국 관계가 해빙되진 않겠지만, 행정부의 관심이 국내로 향하면서 "우리에 대한 시선을 조금은 거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싱가포르 힌리치재단의 데보라 엘름스 무역정책 책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자신의) 의제에 속도를 붙일 수 있다"며 "선거 후 극도로 분노할 그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방식으로 리더십을 보여줄 기회를 찾을 것이고, 무역 의제를 공격적으로 밀어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