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국거래소는 2일 장기간 저평가된 상장사 151곳을 처음 공개했다.
- 전문가는 계획 공시보다 배당·자사주 매입 등 이행 실적을 평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저PBR 기업은 구체적인 개선 계획과 후속 조치가 주가 차별화를 이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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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자사주 매입 실적도 제외 요건 반영 제언
[서울=뉴스핌] 이정아 기자 = 한국거래소가 장기간 저평가된 상장사 151곳을 처음 공개한 가운데 기업가치 개선 계획뿐 아니라 실제 배당과 자사주 매입 실적까지 평가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업들이 저PBR 명단에서 제외되기 위한 형식적인 계획 공시에 그치지 않도록 주주환원 이행 여부를 공표 제외 요건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 한국거래소, 저PBR 151곳 명단 발표…"이행 점검 장치 필요"
2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공표한 저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은 코스피 96곳과 코스닥 55곳 등 총 151곳이다. 거래소는 상장사 2431곳을 대상으로 PBR을 산정해 185곳을 선정한 뒤 기업가치 개선 계획을 공시한 34곳을 제외했다.
이번 제도는 장기간 저평가 상태에 머문 기업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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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는 최근 3년간 업종별 PBR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해당하는 기업을 선정한다. 공표 명단은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공개한다.
PBR은 기업의 주가가 순자산 대비 어느 수준에서 거래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지나치게 낮으면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수익성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 등을 통한 저평가 해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표 기업에는 한화생명과 현대제철,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이마트 등이 포함됐다. 업종별로는 산업재 32곳과 소재 29곳이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다. 공표 기업의 절반은 PBR이 0.23배 이하로 집계됐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저PBR 기업 명단 공개가 실제 기업가치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계획 공시 이후의 이행 실적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시는 공표 기한 직전에 집중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까지 개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62곳이다.
한화투자증권이 공시 원문을 확인한 61곳 가운데 46곳은 마감일인 지난달 22일 하루에 계획을 발표했다. 반면 지난달 16일까지 공시한 기업은 3곳에 불과했다.
공시 기한이 기업들의 계획 발표를 유도하는 효과는 확인됐지만 실제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으로 이어질지는 별도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내년 4월 22일로 예정된 다음 공시 기한을 앞두고도 개선 계획 발표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공시 기한이 계획 공시를 이끌어 냈지만, 실제 주주환원으로 이어지려면 이행을 점검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내년 11월부터 공표 제외 요건에 배당과 자사주 매입 실적을 반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올해 개선 계획 공시로 명단에서 제외된 34곳의 공표 면제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주주환원 실적을 평가하자는 취지다.
이 같은 이행 점검의 필요성은 장기간 저평가 상태에 머문 기업이 상당수라는 점에서 힘을 얻고 있다. 이번 공표 기업 151곳 가운데 86곳(57%)은 최근 12개 반기 연속 업종 내 PBR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들 기업은 개선 계획을 공시하더라도 내년 5월 공표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내년 5월과 11월 두 차례 기준일에 모두 업종별 PBR 기준선을 넘어야 명단에서 빠질 수 있다. 단순한 계획 발표만으로는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반면 43곳은 내년 4월 22일까지 개선 계획을 공시하면 5월 공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 가운데 37곳은 아직 계획을 공시하지 않았다. 나머지 22곳은 계획 공시만으로 제외되지 않으며 업종별 PBR 기준선을 넘어야 한다.

◆ 저PBR 기업, 첫 계획 공시 후 65% 시장 수익률 웃돌아
주가 측면에서도 명단 공개 자체보다 기업의 개선 계획 발표가 중요한 변수로 나타났다.
한화투자증권이 2024년 5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저PBR 기업의 첫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109건을 분석한 결과 65%가 공시 이후 60거래일 동안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다. 초과수익률의 중간값은 5.6%포인트였다.
반면 2024년 2월 정부의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 이후 20거래일 동안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저PBR 기업은 41%에 그쳤다. 올해 7월 저PBR 기업 선정 세부기준안 발표 이후에도 공표 대상 기업 가운데 시장 수익률을 웃돈 비중은 45%에 머물렀다.
박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명단에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중을 바꿀 근거는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저PBR 기업으로 지정됐다는 사실보다 기업의 구체적인 개선 계획과 후속 조치가 주가 차별화를 이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공표가 증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151곳의 시가총액 합계는 38조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의 0.7% 수준이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0억원 미만인 기업도 131곳에 달한다. 거래대금이 50억원 이상인 기업은 5곳에 그쳤다.
다만 기업가치 개선 계획과 주주환원 확대가 이어질 경우 개별 종목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저PBR 기업 명단이 기관투자자의 주주 관여 기준으로 활용되면 기업들의 개선 노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내년 1월부터 적용되는 개정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활동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명시한다. 한화투자증권은 저PBR 공표 명단과 업종별 기준 PBR 등이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대응을 점검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형 베어허그 제도 역시 기업가치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제시됐다. 베어허그는 기업 인수 제안 가격을 공개해 이사회와 주주가 인수 제안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인수 제안 가격과 이사회의 판단 근거가 공개되면 일반주주가 기업의 대응을 평가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다만 공표 기업은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경영권 변화를 통한 기업가치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공표 기업의 절반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48.8% 이상으로 전체 상장사 중간값인 39.8%를 웃돌았다.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30% 미만인 기업은 18곳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 구성 변화 자체보다 실제 주주환원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한화투자증권이 분석한 국내 사례에서 주주환원 요구가 관철된 기업의 이후 1년 평균 절대수익률은 10.0%였지만 이사회 과반 선임 요구가 관철된 기업은 평균 14.5% 하락했다.
박 연구원은 기업가치 개선 계획의 이행을 유도하기 위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 실적을 공표 제외 요건에 반영하는 한편 한국형 베어허그와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2027년 상반기 저PBR 종목의 주가 차별화가 공표 여부보다 계획 공시와 그 이행에서 나올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