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국거래소가 29일 코리아 프리미엄 추진 방안을 밝혔다.
- 11월부터 저PBR 기업을 처음 공표하고 중복상장 심사를 강화했다.
- 전문가들은 스튜어드십 강화와 인프라 개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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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심사 강화·부실기업 퇴출, 시장 양극화 완화 제시
글로벌 전문가 "스튜어드십·정책 일관성·시장 인프라 개선 필요"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프리미엄 정착을 위해 오는 11월 저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을 처음 공표하고 중복상장 심사 강화와 부실기업 퇴출, 거래시간 연장 등을 추진한다.
국내외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기업의 밸류업 노력을 실제 행동으로 이어가려면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강화와 정책의 일관성,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시장 인프라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기명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29일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Korea Premium Weeks) 2026' 기조연설에서 "그간 여러 번의 상법 개정과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 지배구조 개혁과 주주환원이 시작됐다면 이제는 시장과 투자자가 기업의 약속을 검증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코리아 프리미엄을 위한 한국거래소의 과제로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가치 제고 ▲중복상장 심사 강화와 부실기업 퇴출 ▲시장 양극화 완화 ▲거래시간 연장을 제시했다.
그는 중복상장과 관련해 "지난 7월 마련한 중복상장 심사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일반주주 보호 노력과 소통 절차 등을 검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개편된 상장폐지 제도를 통해 경쟁력을 잃은 부실기업을 신속하게 시장에서 퇴출하고 자본이 필요한 성장기업이 그 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장 쏠림을 완화하고 거래시간을 늘리는 방안도 강조했다. 송 본부장은 "코리아 프리미엄은 단순한 주가 상승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기업은 수익성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높여야 하고 투자자는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기업이 필요한 자본을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영 한국거래소 상무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소개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1월 2일부터 장기간 저평가된 저PBR 기업을 처음 공표하고 이후 매년 5월과 11월 두 차례 명단을 공개할 계획이다. 저PBR 개선 계획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면 일정 기간 공표 대상에서 제외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 5월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현재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758개사로 전체 시가총액의 84.3%를 차지했다. 현금배당은 지난해 50조9000억원에서 올해 8월까지 52조4000억원으로 늘어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섰다.
김 상무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한 이후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기업과 시장의 인식 변화"라며 "기업가치 제고가 일회성 활동이 아니라 상장기업들의 일반적인 관행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2월부터 고배당 기업 과세 특례와 밸류업 공시를 연계한 데 이어 7월부터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기업의 관리종목 지정 유예 요건에도 밸류업 공시를 연계했다. 김 상무는 "밸류업 프로그램은 단순한 주주환원 계획을 넘어 기업별 특성에 맞는 중장기 성장전략과 자본배분 방향을 시장에 설명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너 키호(Conor Kehoe) 유엔 책임투자원칙(UN PRI) 이사회 의장은 밸류업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스튜어드십을 단순한 의결권 행사나 지배구조 업무가 아닌 장기 투자 과정의 일부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호 의장은 "스튜어드십은 장기 투자 규율"이라며 "자산소유자는 자산운용사에 명확한 기대를 제시해야 하고, 운용사는 그 기대와 새로운 공시를 토대로 행동하고 그 행동을 기업에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소유자가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기업 관여를 요구하면서 운용사를 단기 상대성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운용사는 무엇이 달라졌고 자신의 스튜어드십 활동이 그 변화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티븐 도버(Stephen Dover) 프랭클린템플턴 수석 시장전략가는 최근 장기금리 상승이 물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질금리 상승과 대규모 자금 수요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버 전략가는 "이번 금리 상승은 2022년 인플레이션 충격 때와 같은 방식이 아니다"라며 "장기금리가 오르는 주된 이유는 인플레이션보다 실질금리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진국의 재정자금 수요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부채 조달, 향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 기대 등이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투자전략에 대해서는 채권의 듀레이션을 점차 늘리고 주식 투자는 대형 AI 기업에 집중하기보다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형 AI 기업을 넘어 중소형 기업에도 투자해야 한다"며 "미국 밖으로도 투자를 확대해야 하며 우리가 특히 긍정적으로 보는 곳은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과 일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채에 대해서도 "막대한 현금흐름을 가진 기업의 회사채에서 높은 금리를 장기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이례적인 기회"라고 평가했다.
이어진 '한국 증시 선진화를 위한 핵심과제' 패널토론에서는 기업 지배구조와 한국 증시 저평가, 외국인 투자 접근성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자본 효율성과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지만 대기업의 지배구조 변화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특히 금융지주회사들을 중심으로 기업의 경제적 자원 배분을 얼마나 주주 중심으로 하는지, 자본 효율성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좋은 모범 사례가 나오고 있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이라면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에서 유의미한 지배구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지배주주의 눈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 주주들을 의식해 행동하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면서도 "정말 진지하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액티브 펀드의 힘이 너무 약한 것은 지배구조 개선에 구조적인 핸디캡"이라고 지적했다.
믹소 다스(Mixo Das) JP모건 한국·대만 주식전략 총괄은 최근 국내 증시 상승을 AI 투자와 지배구조 개혁 등이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다스 총괄은 "단기적으로는 채권금리가 오르고 유가가 높은 만큼 다소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면서도 "6~12개월 관점에서 보면 한국 시장은 여전히 극도로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지배구조가 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요 원인이라는 투자자들의 인식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남종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기업분석 정보의 양과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코스닥 시장을 예로 들면 2025년 기업분석 보고서가 발간된 기업은 전체의 40%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기업분석 범위가 넓어지고 빈도가 증가해 기업에 대한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는 작업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좋은 뉴스만 주가에 반영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뉴스도 주가에 적시에 반영돼야 기대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고 대규모 조정에 따른 변동성을 완화하면서 가격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터 스타인(Peter Stein)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글로벌금융시장협회(GFMA)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외국인 투자 접근성 개선과 거래시간 확대, 원화 국제화 등의 방향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미 마련된 로드맵은 상당히 좋고 방향을 바꿀 필요도 없다고 본다"며 "문제는 이를 실제로 작동시키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느냐, 거래량이 늘어날 때 기존 시장 인프라가 이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인프라를 배관에 비유하며 "투자자가 들어왔을 때 새는 파이프가 없고 모든 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제·담보 부담과 공매도 관련 시스템 등을 사례로 들면서 결제주기를 T+1으로 단축하기 전에 기존 인프라 문제부터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이먼 윌리엄스(Simon Williams) 블랙록 매니징 디렉터도 규제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강조했다.
윌리엄스 디렉터는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일관되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신뢰가 만들어진다"며 "규제 집행은 시장의 건전성을 위해 중요하지만 모든 시장 상황에서 규제의 목적에 비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T+1 결제 전환과 관련해서도 "한국 시장에는 개혁을 가속할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폭넓은 투자자와 이해관계자 간 충분한 소통과 협의, 준비가 필요하다"며 "성공적인 T+1은 단축된 운영 환경을 시장이 얼마나 준비된 상태로 감당할 수 있느냐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영 상무는 "한국 증시가 코리아 프리미엄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시장의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