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조현 외교부 장관은 27일 루비오 장관이 북·미 대화의 속도조절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 미국은 북한과 대화에 열려 있지만 구체적인 준비나 실무진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한국의 성급한 기대와 대북정책 주도 움직임을 경계한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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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미 대화에 충분한 준비 안돼 있다는 의미
한국의 과도한 기대, 성급한 대북 시그널 경계 의도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2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종합국정감사에서 조현 장관은 북·미 대화와 관련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속도조절을 주문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조 장관은 이날 미국과 북·미 대화 관련 논의의 진행 상황을 묻는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의 질의에 "약 한 달 전에 제가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협의할 때도 이것이 중요한 이슈 중 하나였다"면서 "조금 긴밀하게 소통은 해나가는데, 너무 한국이 앞서 나가지 않기를 바란다' 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는 언급을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북·미 접촉을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조 장관의 이날 발언은 즉각적인 주목을 받았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조 장관이 소개한 루비오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분명히 표명해왔으나 현재 진행되는 것은 없으며, 한·미 간 공조를 잘 해 나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루비오 장관이 한국에 북·미 대화에 너무 앞서가지 말라고 언급한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美, 북·미 대화 구체적 준비 정황 없어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미국의 외교 기조와 한·미 간 협조에 대한 속도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먼저 주목할 부분은 미국이 아직 북한과 대화를 위한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음을 인정한 것이다.
미국에게 북한과의 대화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치밀한 전략 수립과 사전 정지 작업이 필요한 사안이다. 북·미 대화의 기본 방향을 정하고 장기적 목표와 가시적 협상 결과 등의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충동적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결정한다고 해도 실무진은 이를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의 대외 전략에서 북한 문제는 최우선으로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볼 수 없다. 미국은 현재 이란과의 전쟁을 마무리하지 않은 채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중이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문제와 중동 상황의 안정 등에 외교적 자산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의 거듭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언급에도 불구하고 미국 행정부 내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 이 문제를 주시하고 있는 정부 당국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미국 내 동향에 밝은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을 전담할 실무진도 준비되지 않았다"면서 "정부가 북·미 대화와 관련된 사안을 미국과 구체적으로 논의하려 해도 상대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같은 미국 내 상황은 결국 북·미 대화를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연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언급하는 것에는 다른 계산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의식하면서도 분명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중 언젠가 북한 문제에 본격적으로 손을 댈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 미국의 국내외적 현안을 감안해 보면 그 시기가 임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가시권' 성급한 판단 경계
루비오 장관의 발언이 북·미 대화에 대한 한국의 과도한 기대와 대북정책에 대한 개입을 경계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국 정부가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평가하거나, 대화 판을 주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미국의 대북 협상 전략에 계산되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정부는 북·미 대화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북·미 대화가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의 주도적·자주적 입장을 강화하고, 남북 간 교류와 합의 이행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진보 진영에서는 이같은 기대감으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매우 높게 평가하면서 북·미 대화가 남북 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 유화파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4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단언하면서 북·미 대화가 남·북·미·중 4자 대화로 이어지고 이재명 대통령 임기 안에 반드시 남북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는 구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루비오 장관의 '속도 조절' 주문은 이같은 국내 분위기에 대한 경계로 읽힌다. 대화 재개 의욕이 앞서 미국보다 앞서 나가지 말고 대북 전략에 속도와 톤을 일치시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간 연구기관의 한 북·미 관계 전문가는 "루비오 장관의 발언에서는 미국이 북·미 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주도권과 타이밍에서 한국이 국면을 이끌려 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인식이 드러나 보인다"면서 "특히 한국 정부가 북한에 지나치게 유화적이거나 성급한 시그널을 보내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opent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