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내 배터리업계가 중국의 가격·기술 경쟁에 고전했다.
- CATL 연구개발비가 국내 3사 합산액을 웃돌았다.
- K-배터리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의 균형이 과제로 떠올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김지헌 기자= "중국이 물량을 쏟아부으니 가격과 기술 양쪽에서 경쟁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국내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과의 경쟁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중국 최대 배터리업체 CATL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은 약 221억 위안(약 4조4000억원)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합산 연구개발비(약 3조605억원)를 웃돌았다.

중국 배터리업체들의 시장 잠식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일이 아니다. CATL은 2017년 처음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에 올라선 이후 약 10년간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초기에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가격경쟁력을 발판으로 성장했고 이제는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기술경쟁력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그 사이 국내 배터리업계의 입지는 좁아졌다.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20~2021년 30%대에서 지난해 15.4%까지 떨어졌다.
중국 내수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현지 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를 키운 반면 국내 기업들은 중저가 전기차에 쓰이는 LFP 배터리 대응이 늦었다. 시장이 가격 경쟁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앞선 하이니켈 기술만으로는 시장점유율을 지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나마 최근에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장벽이 높아지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성장하면서 국내 배터리업계에도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그러나 대외정책에 따른 반사이익만으로 안심하기는 이르다. 중국 기업들은 합작법인 설립과 현지 생산 확대 등을 통해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도 기술 완성도에 더해 가격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얼마 전 만난 배터리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가 활용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지만 중요한 것은 높은 가격에도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술 프리미엄과 가격 경쟁력 사이의 딜레마는 셀 제조사만의 고민이 아니다. 배터리 소재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의 사례를 눈여겨볼 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배터리 소재업체들이 시장흐름에 맞춰 저가형 LFP 양극재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은 기존 강점인 하이니켈 기술을 바탕으로 고성능 배터리 소재에 무게를 싣고 있다.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에 직접 투자하며 핵심 원료의 공급망 확보에도 나섰다. 이러한 선택이 경쟁력을 인정받고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결국 K-배터리의 과제는 기술과 가격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일이다. 살아남을 길은 '더 좋은 배터리'가 아니라 '매력적인 가격의 좋은 배터리'를 만드는 데 있다.
heone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