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반도체주는 16일 9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조정에 들어갔다
- 반도체 이탈 자금은 필수소비재·금융·에너지 등으로 이동했다
- 코카콜라와 비자·마스터카드·메트라이프는 신고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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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인공지능(AI) 투자 기대를 등에 업고 질주하던 반도체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반도체 업종은 지난 16일(현지시간)에도 하락하며 9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대형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AI 설비투자 확대 기대에 급등했던 모멘텀 종목에서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시장 전체는 의외로 담담하다.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7844.52)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반도체에서 이탈한 자금이 증시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다른 업종으로 옮겨 가며 지수를 떠받친 덕분이다. 기술주 가운데 애플(AAPL)만이 사상 최고치(348.15달러) 부근에 머물 뿐, 최근 신고가 행진의 주인공은 대부분 기술주 바깥에 있다.
◆ 반도체 조정에도 지수가 버티는 이유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시장전략가는 15일 보고서에서 "순환매가 계속해서 시장의 주제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간 소수 대형 기술주로의 쏠림을 꾸준히 경고해 온 그는 반도체주의 두드러진 조정에도 지수가 고점 부근을 지키고 있다는 점을 오히려 고무적인 신호로 해석했다.
반도체에서 빠진 돈의 행선지는 이른바 '구경제(Old Economy)' 종목이다. 필수소비재·금융·에너지·헬스케어·임의소비재 등 전통 업종의 가치주들이 일제히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증시의 새 버팀목으로 떠올랐다. 성장성 일변도였던 시장의 시선이 안정성과 현금흐름, 실적 가시성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 '버핏의 코카콜라', 구경제 반격의 상징
구경제 반격의 상징은 코카콜라(KO)다. 워런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가 수십 년간 보유해 온 대표 필수소비재 종목인 코카콜라는 15일 94.1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주가는 올해 들어 34.32%, 최근 1년간 37.20% 올랐다.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한 대표 방어주가 고점을 경신했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 자금의 성격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 것은 '예측 가능성'이다. UBS는 코카콜라의 주가가 절대적·상대적 기준 모두에서 과거 평균을 크게 웃돈다고 인정했다.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28.18배, 주가수익성장비율(PEG)은 1.57배에 이른다. 그럼에도 UBS는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104달러를 유지했다. 기업 기초체력을 가늠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환경에서 높은 실적 가시성을 유지하면서도 대부분의 경쟁사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이라는 판단에서다. UBS는 이번 분기 실적이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고, 향후 논의의 초점은 경쟁사 대비 우위를 지속할 수 있을지와 2027년을 앞둔 위험 대비 기대수익에 맞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 측면의 호재도 이어졌다. 코카콜라는 YUM브랜즈가 운영하는 미국 내 KFC 매장 3700곳 이상과 2027년부터 적용되는 대규모 음료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공급사였던 펩시코(PEP)의 자리를 넘겨받은 것으로, 몇 달 전 메리어트가 공급사를 코카콜라로 바꾼 데 이은 예상 밖의 승리다. 펩시코는 타코벨과의 관계는 유지한다. KFC의 패스트푸드 시장 점유율은 약 1%에 불과하지만, 이번 전환으로 코카콜라는 3억7500만~5억6000만 달러의 매출을 추가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TD코웬은 이번 계약이 2027년 코카콜라 전체 매출에 10~20bp 기여할 것으로 보고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100달러를 유지했다. 신규 매장의 생산성이 기존 공급 매장 약 50만 곳과 같다고 가정하면 북미 사업부 매출에는 37bp의 추가 효과가 생긴다는 계산이다. 제프리스도 판매량에 미치는 직접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상당한 매출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바클레이스의 로런 리버먼 애널리스트는 16일 목표주가를 93달러에서 98달러로 올렸다.
◆ 비자·마스터카드·메트라이프, 금융 3인방 나란히 신고가
금융 업종에서는 결제 대표주 비자(V)와 마스터카드(MA), 생명보험 선두 메트라이프(MET)가 16일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비자는 16일 404.74달러로 고점을 찍었다. 4월 1일 기록한 52주 최저가 293.89달러 대비 37.72% 오른 수준으로, 연초 대비 14.80%, 최근 1년간 16.90% 상승했다. 마스터카드도 622.49달러까지 올라 6월 3일 52주 최저가(464.52달러) 대비 34.01% 뛰었다. 메트라이프는 102.43달러로 3월 27일 저점(67.33달러) 대비 52.13% 급등했다.

결제주 강세의 배경으로는 금리 상승과 견조한 소비 지출이 맞물린 우호적 환경이 꼽힌다. 골드만삭스는 13일 보고서에서 3분기 내내 결제액이 강세를 유지하며 소비 정상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했고, 이 흐름이 9월 분기 말까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업종을 짓누르던 구조적 우려도 상당 부분 걷혔다고 봤다. 규제와 파괴적 혁신 리스크가 줄었고, AI 에이전트가 대신 결제하는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는 위협이 아닌 카드 결제를 보완하는 새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여기에 결제주가 고금리·고물가·AI발 파괴적 혁신 우려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고, 수년간의 멀티플 압축을 거쳐 역사적 평균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된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혔다. 골드만삭스는 비자·마스터카드·페이팔(PYPL)·글로벌-e(GLBE)·리스키파이드(RSKD)에 건설적 시각을, 파이서브(FISV)·시프트4(FOUR)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월가의 목표주가 상향도 잇따랐다. BMO캐피털의 앤드루 바우크 애널리스트는 15일 비자의 목표주가를 405달러에서 425달러로 올리고 실적 발표 전 핵심 보유 종목으로 추천했다. 비자는 27일 개장 전 2026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BMO는 실적 상회 여부가 부가가치 서비스 매출 증가율이 20%대 후반을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봤다. 직전 분기에는 FIFA 관련 수요가 성장을 뒷받침한 만큼 이번 분기에는 다소 둔화할 수 있지만, 국경 간 결제가 예상보다 좋으면 실적 상회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분석이다.

베어드의 데이비드 코닝 애널리스트도 비자 목표주가를 420달러에서 430달러로 높였다. 다만 그는 4분기 실적이 예상을 소폭 웃돌더라도 2027회계연도 전망이 하향되면 주가가 일시적으로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6회계연도 약 14%였던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 후반~두 자릿수 초반으로,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가가치 서비스 성장률은 30%에서 20%대 초반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월드컵·올림픽 특수와 인수합병·환율 효과가 사라지는 데 따른 기저 효과다. 그럼에도 베어드는 조정이 완만하고 단기적일 것이며, 안정적 성장과 거시경제 회복력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비자가 2027년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스터카드에 대해서는 BMO캐피털이 목표주가를 630달러에서 665달러로 올렸다. 핵심 사업의 호조, 부가가치 서비스 매출의 10%대 후반 성장, 베네수엘라 관련 거래 증가에 따른 해외 결제 수혜가 근거다. 마스터카드는 29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기술적 분석도 우호적이다. 시장에서는 600달러를 주요 저항선이자 '컵앤핸들(cup-and-handle)' 패턴의 완성 지점으로 봐 왔는데, 실제 주가는 이 저항선을 뚫고 620달러대에 안착했다. 돌파 이후 600달러 부근까지 되돌림을 거쳐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흐름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메트라이프 역시 목표가 상향이 이어졌다. 웰스파고의 웨슬리 카마이클 애널리스트는 12일 109달러에서 110달러로, JP모간의 파블로 싱존 애널리스트는 15일 108달러에서 110달러로 각각 올리고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