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21일 영화 ‘킬링타임’이 자극적 콘텐츠의 윤리를 다룬 작품으로 개봉했다
- 인터넷 방송 크루가 폐병원에서 의문의 존재와 맞서 생존 사투를 벌였다
- 영화는 타인의 고통을 소비하는 시선과 인간의 존엄을 되물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83분간 펼쳐지는 생존 사투…자극적 콘텐츠 소비에 질문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더 많은 후원금을 받기 위해 인터넷 방송은 어디까지 자극적으로 변할 수 있을까. 여러 출연자가 선정적인 춤이나 행동으로 시청자의 후원을 유도하고, 후원금 순위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이른바 '엑셀방송'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방송의 일부 장면은 짧은 영상으로 재가공돼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기도 한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둘러싼 우려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제작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렇다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과 이를 지켜보는 사람의 윤리적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킬링타임'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향한 욕망이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인터넷 방송 중 발생한 사망 사고로 모든 것을 잃은 방송 크루 '킬링타임'이 재기를 위해 찾은 폐병원에서 의문의 존재에게 습격당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인물들의 사투를 그린 타임어택 스릴러다.
인터넷 방송 크루의 일원인 연우(류혜영)와 주원(남윤수)은 평소처럼 방송을 진행하던 중 예상치 못한 사망 사고에 휘말린다. 이 사건으로 두 사람은 거센 비난을 받으며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사고 이후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던 연우는 주원의 제안으로 새로운 콘텐츠 촬영에 나선다. 재기를 꿈꾸며 찾은 곳은 폐병원이다. 그러나 촬영을 시작한 이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게 습격당하고,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들어선 공간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이게 된다.
영화는 초반부터 빠르게 사건을 전개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폐병원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 조명과 카메라 움직임, 음악이 더해지면서 인물들이 처한 위협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83분의 상영시간 동안 불필요하게 이야기를 늘어뜨리지 않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정체불명의 존재를 피해 크루들이 각기 다른 장소에 몸을 숨기고 달아나는 과정은 다양한 카메라 움직임과 조명, 음악을 통해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인물마다 처한 상황을 교차해 보여주면서 제한된 공간에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극의 긴장감을 뒷받침한다. 류혜영은 연우가 지닌 모순적인 감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한다. 연우는 방송 중 발생한 사망 사고를 겪은 뒤 모든 상황을 콘텐츠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주원의 제안으로 다시 촬영에 나선다.
극한 상황에서도 주원을 비롯한 동료들의 행동에 강하게 반발하지만, 끝내 이들과 함께 움직이는 모습에서 인물의 혼란과 갈등이 드러난다. 류혜영은 장도리를 비롯한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액션과 격투 장면까지 소화하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반면 남윤수가 연기한 주원은 과거의 사망 사고를 바라보는 태도부터 연우와 차이를 보인다. 사고를 자신들의 잘못보다는 우연히 벌어진 불운으로 여기며, 재기를 위해 새로운 콘텐츠 촬영을 제안한다. 남윤수는 이러한 주원의 태도를 통해 같은 사건을 겪고도 책임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서로 다른 두 인물의 대비를 보여준다.

그러나 '킬링타임'이 보여주려는 것은 단순히 폐병원에서 벌어지는 생존 게임만은 아니다. 영화는 자극적인 장면이 하나의 콘텐츠가 되고, 누군가의 고통마저 소비의 대상이 되는 상황을 펼쳐 보인다.
특히 폭력과 죽음을 마주한 상황에서도 이를 잘못된 일로 받아들이기보다 흥미로운 볼거리로 소비하는 태도는 불편함을 남긴다. 화면 속 사건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어디까지 관찰자일 수 있으며, 그들의 관심은 어떤 방식으로 또 다른 자극을 부추기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장준엽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영화 제목이자 방송 크루의 이름인 '킬링타임'에 대해 시간을 가볍게 보내는 의미와 누군가를 죽이는 시간이라는 의미를 함께 담았다고 설명했다. 익숙한 단어에 담긴 두 가지 의미는 영화가 보여주는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일상이 된 시대, 영화는 타인의 고통마저 볼거리로 소비하는 시선을 돌아보게 만든다. 83분 동안 이어지는 생존의 사투가 끝난 뒤에도 남는 것은 단순한 공포나 긴장감만이 아니다.
더 큰 자극을 원하는 시선 앞에서 인간의 존엄과 윤리는 어디까지 지켜질 수 있을까. '킬링타임'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지 되묻는다.
taeyi42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