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산업연구원은 14일 CPTPP 발효 후 한국 수출품 48% 경쟁력 하락을 분석했다.
- 조선과 자동차는 회원국과 경쟁력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업종으로 나타났다.
- CPTPP 미가입이 관세 부담을 키워 수출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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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경쟁력 격차 가장 커, 자동차 주요 3개 품목도 약화
멕시코와 FTA 없는 한국…자동차 수출시 관세부담 커져
농어업계 반발에 CPTPP 가입 지연…해결책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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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하영 기자 = 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지 않은 사이 자동차와 조선 등 주요 수출품의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CPTPP 발효 전후 우리나라의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CPTPP 발효 이후 한국 수출품의 경쟁력에는 이같은 변화가 나타났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관세와 무역 장벽을 낮추고, 상품·서비스 등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다자간 무역협정이다. CPTPP는 일본과 호주, 캐나다, 멕시코, 베트남, 영국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월부터 CPTPP 가입 논의를 재개했지만 농어업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농민단체들은 가입 시 농산물 관세가 대폭 철폐돼 값싼 수입 농산물이 늘어나고, 이는 곧 국내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농어민과의 신뢰 회복과 충분한 의견수렴이 우선이라며 올해 안에 CPTPP 가입을 신청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 韓 수출품 48% 경쟁력 지표 하락…CPTPP 회원국은 상승
산업연이 분석한 한국 수출품 5185개 가운데 2474개(47.7%)는 CPTPP 발효 이후 역내 경쟁력 지표가 하락했다. 나머지 2711개(52.3%)는 상승했다.
연구진은 CPTPP 발효 전인 2012~2018년과 발효 후인 2021~2024년을 비교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고려해 2019~2020년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경쟁력 분석에는 대칭현시비교우위지수(RSCA)가 활용됐다. 특정 상품이 해당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1에서 1 사이의 값으로 나타나며 수치가 높을수록 해당 시장에서 상대적인 경쟁력이 강하다는 뜻이다.

한국의 경쟁력 지표가 하락한 품목을 살펴보면 CPTPP 회원국과의 차이가 뚜렷했다. 15개 제조업종 모두 한국의 경쟁력 지표가 하락한 품목에서 회원국들의 지표는 상승했다. 한국의 경쟁력이 약해진 분야에서 회원국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높인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쟁력이 하락한 2474개 품목 가운데 796개(32.2%)는 CPTPP 밖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유지되거나 높아졌다.
이들 하락 품목의 경쟁력 지표 변화폭 중앙값은 CPTPP 시장에서 -0.183이었다. 반면 CPTPP 밖 시장에서는 -0.035에 그쳤다. 같은 한국산 제품이라도 CPTPP 시장에서 경쟁력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것이다.
다만 경쟁력 지표가 떨어졌다고 실제 수출이 모두 감소한 것은 아니다. 한국의 수출이 늘었더라도 다른 국가의 수출이 더 빠르게 증가했다면 상대적인 경쟁력은 낮아질 수 있다. 보고서에도 CPTPP 가입 여부 외에 중국의 생산 확대와 산업별 경쟁력 변화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명시했다.
◆ 韓 조선 경쟁력 격차 CPTPP 회원국과 '최대'…자동차도 주요 3개 품목 하락
업종별로는 조선에서 한국과 CPTPP 회원국 간 경쟁력 지표 변화폭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한국 조선업에서 경쟁력 지표가 하락한 품목의 수출 비중은 43.9%였다. 이들 품목의 경쟁력 지표는 발효 전보다 0.262 하락했다.
반면 같은 품목에서 CPTPP 회원국의 경쟁력 지표는 0.125 상승했다. 한국은 경쟁력이 약해진 반면 회원국은 높아지면서 15개 제조업종 가운데 변화폭 차이가 가장 컸다. 주요 수출품인 유조선에서도 경쟁력 하락이 확인됐다. CPTPP 발효 전 0.861이었던 지표는 발효 후 0.685로 낮아졌다.
자동차 역시 경쟁력 하락폭이 큰 업종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쟁력 지표가 하락한 자동차 품목의 수출 비중은 56.3%였다. 이들 품목에서 한국의 경쟁력 지표는 0.199 하락했지만 CPTPP 회원국은 0.047 상승했다.

특히 배기량 1000~1500시시(cc) 승용차와 1500~3000시시(cc) 승용차, 전기자동차 등 3개 품목에서 경쟁력 약화가 뚜렷했다. 배기량 1000~1500시시(cc) 승용차의 경쟁력 지표는 발효 전 0.263에서 발효 후 -0.026으로 떨어졌다. 전기차도 같은 기간 0.821에서 0.498로 낮아졌다.
자동차 경쟁력 변화에서는 멕시코의 영향이 두드러졌다. CPTPP 회원국 전체의 자동차 경쟁력 지표 상승폭은 0.047이었지만 멕시코만 따로 보면 0.312에 달했다. 반대로 멕시코를 제외한 10개 회원국은 0.042 하락했다.
CPTPP 회원국 전체의 자동차 경쟁력이 고르게 높아졌다기보다 멕시코에서 나타난 변화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 멕시코와 FTA 없는 韓…자동차 관세 부담 커져
산업연에 따르면 자동차는 CPTPP 회원국과의 관세 차이가 실제 경쟁 여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큰 업종으로 꼽혔다.
멕시코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주요 해외 생산거점이자 중남미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하지만 한국은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아 일부 자동차와 부품 수출에서 관세 부담을 안고 있다.
또한 멕시코는 완성차 판매뿐 아니라 미국으로 자동차를 수출하는 중요한 생산거점이다. 한국 기업들은 멕시코 공장에서 자동차 등을 생산하고, 필요한 부품과 소재를 한국에서 공급받기도 한다.
한국은 분석 대상 CPTPP 회원국 11개국 가운데 멕시코와 특혜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다. 한국산 자동차에는 일반적인 관세가 적용되는 반면, CPTPP 회원국들은 협정에 따른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같은 가격의 자동차를 멕시코에 수출하더라도 관세가 높으면 현지 판매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 가격을 유지하려면 수출기업이 관세 부담을 떠안아야 해 수익성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 자동차가 품질과 기술력에서 경쟁력을 갖췄더라도 관세 차이로 판매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는 구조다.
멕시코는 올해 1월부터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의 일부 수입품에 5~50%의 관세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한국산 자동차 등 일부 품목은 기존에도 CPTPP 회원국보다 관세 측면에서 불리했는데, 이번 조치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번 보고서의 경쟁력 분석 기간은 지난 2024년까지다. 올해 시행된 멕시코의 관세 인상이 한국 자동차 수출에 미친 실제 영향은 아직 분석 결과에 반영되지 않았다.
산업연은 멕시코의 관세 인상 등 최근 통상환경 변화가 반영되면 한국과 CPTPP 회원국 간 경쟁 여건의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가입 늦어질수록 수출 부담…멕시코 통상관계 개선 필요
정부는 최근 CPTPP 가입 추진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와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CPTPP 가입 논의는 협정에 참여했을 때 수출이 얼마나 늘어나고 어떤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에 집중됐다.
이번 산업연 보고서는 가입하지 않은 기간에 나타나는 경쟁력 변화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회원국들은 협정을 통해 서로 관세를 낮추고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CPTPP에 가입하지 않아 일부 회원국 시장에서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산업연은 CPTPP 비회원국 지위가 지속될 경우 역내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가 추가로 약화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먼저 수출품별 경쟁력 변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경쟁력 지표가 하락한 품목 가운데 실제 수출 감소로 이어진 제품과 다른 국가의 성장으로 상대적인 경쟁력만 낮아진 제품을 구분해야 한다.
수출기업에 관세와 원산지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대응책이다. 국가별로 적용되는 관세와 무역 규정을 정확히 알아야 기업들이 수출가격과 생산·판매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CPTPP 가입 자체가 모든 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경쟁력 하락에는 관세뿐 아니라 세계시장 경쟁 심화와 산업구조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업연은 가입 여부에 대한 판단과 함께 산업별로 다른 경쟁력 약화 요인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이다.
■ 두 줄 요약
CPTPP 발효 이후 한국 수출품의 48%가 역내 경쟁력 지표가 하락한 가운데,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산업에서도 회원국과의 경쟁력 격차가 나타났다. CPTPP 미가입만으로 경쟁력 하락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관세 차이를 줄이고 수출시장별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gkdud938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