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뉴저지 특파원이 9일 미국 학교 락다운 훈련을 전했다.
- 뉴저지법에 따라 학교는 매달 보안 훈련을 했다.
- 총기 사건이 늘며 아이들과 부모가 불안에 익숙해졌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뉴욕살롱>은 미국 생활 12년 차 특파원이 일상에서 만나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월가의 숫자부터 장바구니 물가, 학교와 일터, 문화까지 뉴스의 안과 밖에 있는 미국을 들여다봅니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오늘 학교에서 뭐 했느냐고 물었더니 아이들이 '드릴(drill·훈련)'을 했다고 답했다. 첫째는 교실 문 옆 구석에 모두 모여 10분간 조용히 서 있었다고 했다. 왜 그렇게 해야 했냐고 묻자 아이가 답했다. "아무도 우리를 볼 수 없게."
늘 듣던 대답인데 그날은 그 말이 걸렸다. 둘째는 "구석에 가서 말을 하지 않았어. 친구는 떠들었는데 나는 조용히 해서 나중에 포인트를 받았어"라고 말했다. 두 아이 모두 드릴을 시작할 때 선생님이 교실 조명을 껐다고 전했다.
이메일을 열어보니 학교에서 늘 그렇듯 교장 명의로 안내문이 와 있었다. 주(州)법에 따라 알린다며, 오늘 보안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내용이었다. 어떤 훈련이었는지는 적혀 있지 않았다. 아이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지난 9월 개학 후 두 번째로 진행된 오늘 드릴은 '락다운 드릴'이었다.

◆ 매달 한 번, 법으로
뉴저지주법 18A:41-1은 모든 학교가 매달 화재 대피 훈련 한 번과 보안 훈련 한 번을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다. 2010년 11월부터 시행됐고, 2011년 9월부터는 학년 시작 15일 안에 첫 훈련을 하도록 했다.
보안 훈련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락다운과 무장 침입자 대응, 대피, 역대피, 폭발물 위협 등이다. 학교는 학년도 중 여러 유형을 돌아가며 실시한다.
락다운은 그중에서도 건물 안이나 주변에 즉각적인 위협이 있을 때를 상정한다. 교실 문을 잠그고 불을 끄고 복도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모인다. 영어로는 '잠그고, 끄고, 보이지 않게(locks, lights, out of sight)'라고 부른다.
미국 공립 초중고의 95% 이상이 이 훈련을 한다. 2005~2006학년도에는 40%였다가 2015~2016학년도에 95%가 됐다. 10년 사이에 표준이 된 셈이다.
◆ 야생동물이 들어왔다고 했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야생동물이 들어왔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한다. 지금도 그렇다. 둘째가 킨더가튼(유치원)일 때는 교실 안에 화장실이 있었다. 선생님은 야생동물 이야기를 했고, 아이들은 10분 동안 그 안에 모여 조용히 있었다. 창문이 없고 문이 하나뿐인 공간이 교실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었다.
다섯 살에게 무장 침입자를 설명할 수는 없다. 뉴저지주법도 보안 훈련이 "연령에 맞게, 어린이에게 불필요한 트라우마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동물 이야기는 그 조항을 지키는 방법이다.
4학년인 첫째도 왜 이런 훈련을 하는지 모른다. 물어보니 강도가 들어오는 상황 같은 것 아니겠느냐고 추측했다. 몸은 정확히 움직이는데 이유는 아직 모른다.
학부모도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 학교가 보낸 메일에도 훈련 유형은 없었다. 2022년 1월 필 머피 주지사가 서명한 법에 따라 학교는 보안 훈련을 한 날 안에 학부모에게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 다만 어떤 훈련이었는지 밝힐 의무까지는 없다. 주교육청이 제시한 예시 문구도 "주법에 따라 오늘 학교에서 보안 훈련을 실시했다" 수준이다.
같은 법에는 훈련이 "학생들이 제기할 수 있는 질문이나 우려를 다루는 트라우마 기반 접근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아이들의 질문을 어떻게 받아줄지까지 법에 담아둔 셈이다.
훈련의 효과를 두고는 아직 결론이 없다. 미국 심리학회(APA)가 지난 1월 소개한 연구에 따르면 락다운 훈련은 학생과 교직원이 비상 상황에 더 준비됐다고 느끼게 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두려움과 불안을 만들고 학교가 덜 안전하다는 인식을 키울 위험도 있다. 반복 노출의 장기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그림이 완성되지 않았다.
◆ 아이들이 모르는 숫자
아이들이 모르는 것은 이 훈련이 무엇을 상정하는지만이 아니다. 그 상정이 왜 생겼는지도 모른다.
에듀케이션위크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사상자가 발생한 초중고 총격 사건은 24건이다. 12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5명이 학생이나 아동, 7명이 교직원과 성인이었다. 지난해 전체 18건을 이미 넘어섰고, 이 매체가 집계를 시작한 2018년 1월 이후 265건째다.
집계 기준을 넓히면 숫자는 더 커진다. 에브리타운포건세이프티는 학교 부지에서 실탄이 발사된 모든 경우를 세는데, 지난해 159건이 발생해 53명이 숨지고 148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2013년 이후 학교 총격으로 숨진 사람은 507명, 다친 사람은 1162명이다.
더 큰 그림도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분석한 에브리타운에 따르면 총기는 1~19세 어린이와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다. 2020년 교통사고를 넘어섰다. 해마다 4400명 넘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총에 맞아 숨지고 1만7000명 이상이 다친다.
샌디훅프라미스는 1999년 콜럼바인 고교 총격 이후 학교에서 총기 폭력에 노출된 학생이 39만 명에 이른다고 추산한다.
한국 학교에도 훈련은 있다. 화재 대피와 지진 대피, 민방위 훈련을 한다. 다만 누군가 총을 들고 교실에 들어오는 상황을 상정하지는 않는다.
이곳의 아이들은 불을 끄고 구석에 모여 아무도 자신들을 볼 수 없게 하는 법을 익힌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전혀 모른 채로. 그리고 부모는 그 안내문에 익숙해진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지금은 알려주지 못하는 그 이유는, 이 나라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