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LH가 1일 용인 반도체 산단 조기착공을 추진했다
- 용인 이동읍 산지·농지 778만㎡에 팹 6기를 짓는다
- 국도 이설·토석 5000만톤 처리로 지형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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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늘리고 절차 병행…1공구 조기 착공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리메인시티 건물 14층과 연결된 옥상에 올라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거대한 공사장이 아닌 시골 농촌을 연상케 하는 풍경이었다. 해발 약 110m 높이에서 내려다본 주변은 좌우로 산이 둘러싸고 있었고, 그 사이로 노랗게 익은 논과 밭, 비닐하우스가 길게 펼쳐져 있었다. 산과 농지 사이로는 차량이 오가는 국도 45호선이 길게 뻗어 있었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산자락 일부가 이미 벌목돼 흙빛 사면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곳에는 앞으로 반도체 생산시설인 팹(Fab) 2기가 들어선다. 반대편 국도 45호선 너머 파란 지붕의 공장과 비닐하우스가 자리한 일대에는 팹 4기가 조성될 예정이다.
지금은 산과 논밭이 대부분인 농촌 풍경이지만, 앞으로 총 6기의 대형 반도체 생산시설이 들어서면 이 일대의 풍경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 국도 45호선 이설·배후도시 조성
지난달 30일 찾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이달 1공구 착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부지 조성에 들어갈 준비가 한창이었다. 산단 한가운데를 지나는 국도 45호선은 8차로로 확장·이설하고 양쪽 산지를 깎아 나온 토석으로 낮은 농지를 메워 대규모 반도체 생산기지를 조성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28년 팹 1호기 착공을 목표로 공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LH에 따르면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는 용인시 처인구 일원 778만㎡에 조성된다. 반도체 팹 6기를 비롯해 소재·부품·장비 기업, 발전시설 3기, 산업용 가스 공급시설 등이 들어선다.
리메인시티 옥상에서 내려다보면 산단 중앙을 국도 45호선이 길게 가로지르고 있다. 현재 도로 일부가 향후 반도체 생산시설 부지와 겹치는 만큼 기존 노선을 하천 방향으로 옮기고 8차로로 확장할 예정이다. 산단 진출입 차량과 일반 통과 차량을 분리하기 위한 입체 교차시설도 설치한다.
팹 규모도 일반 공장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다. 팹 한 동은 가로 638m, 세로 211m, 높이 120m 규모로 계획됐다. 팹 2기가 한 세트를 이루며 총 6기가 들어서면 36개의 반도체 생산라인이 구축된다. LH는 팹 한 동의 체적이 롯데월드타워 약 10개가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형이다. 옥상에서 내려다보면 좌우 산지는 높게 솟은 반면 국도 주변 논밭은 상대적으로 낮다. LH는 양쪽 산지를 발파해 나온 토석을 가운데 농지로 옮겨 팹이 들어설 평탄한 부지를 만들 계획이다. 왼쪽 부지는 현재보다 약 20m 높여 해발 85~90m 수준으로 조성하고 오른쪽은 최고 209m 수준의 산지를 약 110m까지 깎아내린다.
산단 전체에서 다뤄야 하는 토사와 암반은 약 5000만톤에 달한다. 이는 여의도 매립량의 약 6배 규모다. 1공구에서 발생하는 토사만 약 1500만㎥에 달해 이를 옮기려면 덤프트럭이 약 200만회 오가야 한다.
현재 옥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농지 일부에는 산단 근로자를 위한 배후 주거지도 조성된다. 산단과 연접한 용인 이동 공공주택지구 약 69만평에 주택과 복합상업시설 등을 공급해 직주근접형 배후도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 인력 늘리고 절차 병행…1공구 조기 착공
LH는 산단 조성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인력 확대와 우선구역 지정, 공정 병행 등 이른바 '3대 가속화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용인 국가산단 관련 투입 인력은 기존 30명에서 53명으로 늘리고 보상과 인허가, 설계, 사전공사 분야에도 인력을 추가 배치했다.
팹 1호기 부지와 발전소 등 필수 기반시설은 우선추진구역으로 설정했다. 전체 사업을 동시에 끌고 가기보다 반도체 생산시설 가동에 필요한 부지와 시설에 인력과 자원을 먼저 집중해 공기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사업 절차도 기존의 순차 방식에서 벗어난다. 앞 공정이 끝난 뒤 다음 공정에 들어가는 대신 미리 할 수 있는 사전공사를 앞당기고 보상과 인허가, 설계, 조성공사를 가능한 범위에서 동시에 진행한다. 설계와 시공 등 후속 작업을 겹쳐 진행하는 패스트트래킹과 인력·장비를 추가 투입해 공기를 줄이는 크래싱 방식도 적용한다.
실제 지난 9월부터 벌목과 문화재 조사, 지장물 철거 등 착공 전 사전공사에 들어갔다. 사유지 전체 면적의 99%에 대해서도 협의취득 또는 수용재결 신청 등 보상 절차를 마친 상태다.
1호기 부지가 포함된 1공구는 면적 345만㎡, 추정 공사비 1조 860억원 규모다. LH는 지난 7월 공사를 발주한 뒤 심사 일정을 단축해 대우건설 컨소시엄을 낙찰 적격자로 선정했다. 10월 중순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우선구역 착공에 들어갈 예정으로 당초 계획보다 착공 시기를 2개월 앞당겼다.
대규모 토석을 처리해야 하는 만큼 발파 작업도 가속화한다. 전천후 작업이 가능한 내수성 폭약과 정밀 전자뇌관을 도입하고 대형 천공기와 추가 작업 이동로를 활용해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발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장비와 작업자 간 충돌을 막는 AI 시스템과 사족보행 로봇, 자율주행 드론 등을 활용한 안전관리도 병행한다.
이성훈 LH 사장은 "국가적 과업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기 조성을 위해 기존의 업무 관행에서 벗어나 선후 절차를 과감히 병행하는 등의 규범 파괴적 혁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사업자, 관계기관 등과 긴밀히 협력해 산단 조성을 조기에 완료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