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기초학력은 국가가 보장할 기본권이라 했다
- 학교·교육청·지자체 협력망 구축을 제안했다
- 진단은 서열화 아닌 맞춤 지원에 써야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학부모 진단 거부에 '골든타임' 놓쳐…학교 밖 중재체계 필요
AI는 보조교사일 뿐…전수·표집보다 '진단 뒤 지원'이 핵심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기초학력을 학생 개인이나 교사의 책임이 아니라 국가가 보장해야 할 기본권으로 보고 지원 책임을 더욱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학교가 학생의 어려움을 조기에 발견하면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전문기관이 진단과 치료, 복지 지원을 나눠 맡는 국가책임형 학습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초학력 업무를 담당 교사 한 명에게 사실상 맡기는 구조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학부모가 진단이나 지원을 거부할 경우 교육청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다시 개입해 조정할 수 있는 중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학력 진단도 전수조사와 표집조사 방식을 둘러싼 논쟁보다 진단 결과를 학생 서열화가 아닌 맞춤형 지원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뉴스핌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무너진 교권, 교육 없는 교실, 쌓이는 사교육'을 대주제로 공동 특별기획 대담을 마련했다. 왕한열 대구 칠성고등학교 교장·한국교총 부회장이 좌장을 맡고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김경애 서울 신월초 교사·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기초학력 업무도 '1인 독박'…"사회적 협력망 만들어야"
▲좌장(왕한열 한국교총 부회장)
초등학교에서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진단과 지도 책임이 담임교사 개인에게 지나치게 집중된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학교와 교육청, 지방자치단체와 전문기관의 역할을 어떻게 나누는 것이 바람직합니까.
▲강경숙 의원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진단하고 지도하는 일을 선생님 한 분의 헌신에 기대는 것은 가혹합니다. 학교와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전문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합니다.
학교는 학생을 조기에 발견해 1차적으로 지원하고 담임·교과교사와 보건·상담·영양교사 등이 함께 대응해야 합니다.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은 흩어진 기초학력·교육복지 지원기능을 통합해 학교를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도 복지와 아동·청소년 부서를 통해 학생뿐 아니라 위기가정까지 살펴야 합니다.
심각한 우울이나 학대, 정서·행동 위기처럼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한 학생은 의료체계와도 연계해야 합니다.
▲김경애 부소장
그동안 제도에는 국가와 지역, 학교가 함께 안전망을 구축하도록 돼 있었지만 실제 실행 책임은 학교가 많이 떠안았습니다.
담임교사의 부담뿐 아니라 기초학력 업무 담당교사의 부담도 큽니다. 학교 규모나 지원 대상 학생 수와 관계없이 담당교사가 보통 한 명인데 이 교사가 강사 채용부터 인력 관리, 회의 주관, 정산과 보고까지 모두 처리합니다.
이미 큰 틀의 체계는 만들어져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담당자 한 명의 '독박 구조'를 깨고 학교와 교육청, 지자체, 전문기관이 실제로 함께 움직이는 사회적 협력망을 만드는 것입니다.
-학부모가 진단 거부하면 끝…"골든타임 놓쳐"
▲좌장
기초학력이나 특수교육 지원이 필요한 학생인데도 낙인에 대한 우려로 학부모가 진단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생이 필요한 지원에서 빠지는 문제를 막으려면 어떤 장치가 필요합니까.
▲강경숙 의원
특수교육 현장에 오래 있으면서 부모님들이 "진단을 받으면 우리 아이가 무엇이 좋아지느냐"고 묻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진단 이후 무엇을 지원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없고 제대로 된 지원이 따라오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이 있으니 낙인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는 것입니다.
진단을 받은 뒤 학생의 현재 수준과 어떤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충분한 정보를 부모에게 제공해야 합니다. 부모가 처음에 거부했다고 해서 학생 지원 자체를 끝내서도 안 됩니다. 계속 상담하고 안내하면서 필요하면 외부 전문기관과 연결하는 절차가 작동해야 합니다.
최고의 낙인 방지는 지원의 질입니다. 질 높은 지원이 실제로 뒤따른다면 오히려 학부모가 먼저 아이의 현재 수준과 필요한 지원을 묻게 될 것입니다.
▲김경애 부소장
현장 교사들이 가장 무력감을 느끼는 순간이 학부모의 거부로 학생의 '골든타임'을 놓칠 때입니다. 학교에서 지원을 제안했는데 학부모가 거부하면 지금은 교사가 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진단과 지원을 결함에 대한 낙인이 아니라 아이에게 맞는 맞춤형 지원을 시작하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도 필요합니다.
학교의 설득이 실패했을 때 교육청 학습종합클리닉센터나 지방자치단체의 아동지원 조직 등이 한 번 더 학부모와 상담하고 중재할 수 있는 단계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AI는 '보조교사'…"교사 대신할 수 없어"
▲좌장
AI 디지털 학습도구가 학생의 수준에 맞는 학습과 반복학습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기초학력 지원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강경숙 의원
AI 교육 자체는 필요합니다. 특히 특수교육이나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반복해서 학습할 수 있고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진단하는 데 기술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AI가 채점이나 자료 준비, 진단을 도와줌으로써 교사가 학생과 눈을 맞추고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AI는 보조교사일 뿐 담임교사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학생에게 답만 주는 방식이 아니라 AI가 다시 질문하고 학생이 생각해 답하게 하는 방식처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처음부터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경애 부소장
AI는 훌륭한 보조도구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될 수 없습니다. 학생 수준에 맞는 문항을 계속 제공하고 즉각적인 피드백과 정밀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는 분명한 강점이 있습니다. 연산이나 읽기 유창성처럼 반복이 중요한 학습에도 유용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학습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학생에게 기기만 제공하면 다른 행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AI는 정답과 오답을 구분할 수 있어도 그 학생의 인지적·정서적 맥락까지 읽어내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교사가 적절하게 개입하고 데이터를 해석하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기초학력은 기본권"…국가 의무조항 강화해야
▲좌장
기초학력 보장을 단순한 교육지원 정책이 아니라 국가가 법적으로 보장해야 할 학생의 기본권으로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강경숙 의원
기초학력이 기본권인가에 대한 논쟁은 이미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헌법은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기초학력은 단순한 시험 성적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역량입니다.
기초학력보장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핵심 조항 가운데 '할 수 있다'는 표현이 많습니다. 학교장이 학습지원 대상 학생을 선정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 국가 책임이 충분히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필요합니다. 국가가 기준과 재정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지고 교사에게는 부담만 주는 것이 아니라 위기 학생을 발견하고 전문기관과 연결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합니다.
▲김경애 부소장
기초학력은 앞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구를 갖추는 문제입니다. 시혜적인 지원이 아니라 국가가 반드시 이행해야 할 적극적인 의무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국가는 지역과 계층에 관계없이 최소한의 출발선을 마련하고 시도교육청은 지역 여건에 맞게 지원 방식을 조정해야 합니다. 학교는 관찰과 발견에 집중하고 전문기관은 심층적인 진단과 치료 역할을 맡는 식으로 책무를 명확하게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헌법상 교육권이 의무교육 제도를 통해 구체화됐듯 기초학력이라는 기본권도 법적 이행 장치와 명확한 책무 분담으로 완성돼야 합니다.
-전수냐 표집이냐…"시험보다 진단 뒤 지원이 중요"
▲좌장
기초학력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과거 일제고사를 부활시키는 것이라는 비판이 맞서고 있습니다. 균형점을 어디서 찾아야 합니까.
▲강경숙 의원
과거와 같은 획일적인 전수조사로 돌아가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평가로 학생과 학교를 줄 세우고 사교육 경쟁을 과열시킨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진단 자체를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학생을 지원하려면 객관적인 진단은 필요합니다.
핵심은 첫째 진단 결과를 학생 지원과 처방을 위해서만 사용하고 학교 간 비교와 서열화, 불이익의 수단으로 쓰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 진단만 늘릴 것이 아니라 전문인력과 인프라를 함께 확대해야 합니다. 셋째 학교와 교육청의 자율성을 존중하되 최종적으로 기초학력을 보장할 책임은 국가가 져야 합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시험을 치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명도 교육에서 낙오하지 않도록 지원망과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김경애 부소장
전수조사와 표집조사는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국가 수준의 성취도 추세를 파악하고 정책을 설계하는 목적이라면 표집조사로도 가능합니다. 반면 우리 학교의 어느 학생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찾아내려는 목적이라면 개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전수냐 표집이냐라는 이분법보다 무엇을 목적으로 평가하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학생과 학교의 성적을 공개하거나 서열화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분명해야 합니다.
성적을 산출하기 위한 평가가 아니라 정밀한 선별·진단이라면 전수 방식도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진단 결과를 발표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학생별 맞춤형 지원이 뒤따를 때 비로소 진단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좌장
오늘은 지역과 소득에 따른 교육 격차부터 복합적인 학습 어려움을 겪는 학생 지원, 다문화 학생의 문해력 문제, AI 학습도구 활용과 기초학력의 국가 책임까지 폭넓게 살펴봤습니다.
기초학력은 단순히 시험 점수의 문제가 아닙니다. 학생이 앞으로 교육과 사회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최소한의 배움이자 교육이 책임져야 할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어느 지역에서 태어났는지, 부모의 경제적 여건이 어떤지, 어떤 학습상의 어려움을 갖고 있는지와 관계없이 모든 학생이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