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파리서 지난 12일 한국 전통식품이 눈길을 끌었다.
- K-마트와 대형마트에 고추장·김치가 넓게 진열됐다.
- FTA 15년 맞아 K-푸드 일상화 과제가 남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유통매장에 불닭·떡볶이…한인마트 밖으로 넓어진 판매망
"유행 지나도 계속 즐겨"…FTA 15년, 다음 과제는 일상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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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와 장류, 전통주 등 한국의 전통 먹거리가 미식의 수도 파리에서 새로운 맛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인마트와 한식당을 넘어 현지 대형마트와 백화점 식품관까지 한국 식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도 넓어졌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5년, 한국의 맛은 프랑스인의 식탁에 얼마나 가까워졌을까. <뉴스핌>은 파리 현지의 식당과 수입·유통업체 등을 직접 찾아 한국 전통식품의 현재를 살펴보고, 유럽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식문화로 자리 잡기 위한 가능성과 과제를 짚어본다. [파리에서 만난 한국의 전통] 기획시리즈 5부작 ① 간장 수출 1년 새 3배로…프랑스 식탁 파고드는 'K-발효' |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지난 12일 방문한 프랑스 파리의 한 식품매장 냉장 진열대. 일본식 된장인 미소(MISO)가 놓인 바로 옆에 붉은색 용기가 눈에 들어왔다. 포장 한가운데에는 프랑스어 설명과 함께 'GOCHUJANG'이라는 영문 이름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고추장이 파리에서는 미소와 나란히 아시아 식재료의 하나로 진열되고 있었다. 한국 식품 전문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선택지는 훨씬 다양해졌다.
파리 오페라 인근 K-마트의 한쪽 벽면은 온통 붉은색 고추장들로 채워져 있었다. 샘표와 해찬들, 청정원 등 국내에서 익숙한 브랜드의 고추장이 선반을 빼곡히 메웠다. 브랜드뿐 아니라 용량과 제품 특성에 따라 여러 종류를 고를 수 있을 정도로 선택지가 다양했다.
냉장 진열대도 마찬가지였다. 비비고와 종가 등 국내 브랜드의 김치가 여러 칸을 차지했다. 일반적인 배추김치부터 총각김치와 맛김치 등 종류도 다양했다.

매장에서 김치를 고르던 한 소비자는 "원래 김치를 좋아해 자주 사 먹는데, 익숙한 배추김치뿐만 아니라 백김치와 열무김치 등 종류가 많아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소비자로서는 기쁜 변화"라고 전했다.
파리에서 2년째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 김모(24) 씨도 변화를 체감하고 있었다.
김 씨는 "예전에는 한국에 한번 갈 때마다 먹거리를 잔뜩 쟁여와야 했지만, 이제는 파리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며 "특히 종류가 다양해진 게 체감된다"고 말했다.
한국 식품을 바라보는 주변 프랑스인들의 관심도 달라졌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그는 "프랑스인 친구들도 예전에는 떡볶이처럼 이미 유명한 한국 음식에 주로 관심을 보였다면, 지금은 다양한 음식에 흥미를 보인다"고 전했다.
한인 소비자가 고국에서 가져와야 했던 식재료를 현지에서 구할 수 있게 된 것을 넘어, 한국 음식을 접하는 현지 소비자의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 한인마트 밖으로 나온 K-푸드…'불닭 유행' 지나도 찾는다
한국 식품의 존재감은 한국 식품 전문점에만 머물지 않았다.
파리의 일반 유통매장인 노멀파리스에서는 컵 형태의 김치 떡볶이가 개당 2.70유로에 판매되고 있었다. 아래쪽 매대에는 한국의 전통 간식인 인절미를 활용한 아몬드 제품이 자리했다. 포장에는 '인절미아몬드'라는 한글도 그대로 적혀 있었다.

한쪽에서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다른 수입 식품과 뒤섞여 판매되고 있었다. 가격은 한 봉지에 2.40유로였다. 한국 식품을 판매하는 별도의 전문매장을 찾아가지 않아도 현지 소비자가 일상적인 쇼핑 과정에서 K-푸드를 접할 수 있는 셈이다.
매장에서 만난 한 외국인 소비자는 불닭볶음면을 두고 "한창 유행할 때 많이 먹었는데, 유행이 조금 지난 지금도 여전히 좋아한다"며 "주변에도 계속 즐겨 먹는 마니아 친구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 식품 가운데서는 일본의 인기가 가장 강한 편이지만, 요즘은 한국 식품에 대한 수요도 꽤 높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이 대목은 K-푸드가 프랑스 시장에서 넘어야 할 다음 문턱과도 맞닿아 있다. K-팝·드라마·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특정 한국 음식이 유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관심이 반복 구매와 다른 품목에 대한 소비로 확장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소비자들의 이야기는 그 가능성을 엿보게 해주고 있었다. 한때 화제가 됐던 불닭볶음면을 여전히 찾는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김치 매대에서는 배추김치를 넘어 백김치와 열무김치까지 선택지를 넓히고 있었다.

◆ FTA 15년, 낮아진 국경 문턱…이제 '장바구니' 잡아야
한국 식품이 파리의 다양한 유통채널에 진입할 수 있었던 제도적 배경 중 하나에는 한·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있다.
한국과 EU는 지난 2011년 7월 FTA를 잠정 발효한 뒤 상품에 부과되던 관세를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철폐해왔다. 협정 발효 15년을 거치면서 한국 식품이 유럽시장에 진입할 때 부담해야 했던 관세 장벽도 상당 부분 낮아졌다.
FTA가 국경의 문턱을 낮췄다면 그다음은 시장의 몫이다. 관세가 낮아져도 물류비와 유통비용, 현지 규제와 판매망 확보 등의 장벽이 남는다. 무엇보다 현지 소비자가 낯선 한국 식품을 한번 경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시 구매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파리 현장에서 나타난 변화도 '한국 식품을 구할 수 있느냐'에서 '어떤 한국 식품을 어디에서 고를 수 있느냐'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한국 식품 전문매장에서는 고추장과 김치를 브랜드와 종류별로 비교해 고를 수 있었고, 일반 유통매장에서는 불닭볶음면과 떡볶이, 한국식 맛을 접목한 스낵이 다른 나라 제품들과 나란히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앞으로의 관건은 이런 변화가 김치와 고추장, 된장, 간장 등 한국 고유의 식재료로 얼마나 확산되느냐에 달려 있다. 라면이나 떡볶이처럼 이미 대중화된 K-푸드를 넘어 현지 소비자들이 고추장을 일상적인 소스로, 김치를 평소 즐기는 발효식품으로 선택할 때 비로소 한국 식품 시장도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민형 aT 파리지사장은 "앞으로 한국 전통식품은 프랑스에서 '특별한 날 찾아 먹는 이국적 별미'를 넘어 일상적인 식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프랑스인들이 파스타나 초밥을 일상식으로 받아들이듯 김치와 장류, 김밥과 만두도 프랑스 가정의 냉장고와 식탁을 자연스럽게 차지하는 것이 K-푸드의 다음 단계"라고 강조했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