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근면 이사장이 13일 인사청문회 폐지를 주장했다.
- 그는 청문회가 검증보다 정치적 노이즈를 키운다 했 다.
- 도덕성 검증은 전문기관에 맡기고 국회는 성과를 봐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요즘 인사청문회를 보고 있으면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우리는 사람을 검증하고 있는가, 아니면 노이즈를 생산하고 있는가.
장관 후보자 한 사람이 지명되면 나라가 며칠씩 시끄럽다. 수십 년 전의 발언과 논문, 부동산 거래, 가족과 자녀 문제까지 쏟아져 나온다. 의혹이 제기되고, 해명하고, 다시 반박하고, 여당은 방어하고 야당은 공격한다. 언론과 유튜브, SNS까지 가세하면 정작 중요한 질문은 사라진다.
이 사람이 장관으로서 일을 잘할 사람인가. 해당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가. 조직을 장악하고 개혁할 능력이 있는가. 국가를 위해 어떤 정책을 추진할 것인가.
정작 이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정보가 많다고 검증이 잘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정보와 불필요한 정보가 뒤섞이면 오히려 판단을 방해한다. 그것이 노이즈다. 지금의 인사청문회는 국민에게 판단에 필요한 '시그널'을 주기보다 너무 많은 '노이즈'를 만들어내는 제도가 되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그 노이즈의 비용을 후보자 한 사람만 치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통령의 인사가 지연되고, 정부의 정책 추진이 늦어지고, 국회가 며칠씩 정치공방에 매달리고, 언론은 의혹과 해명을 반복한다. 국민까지 그 싸움에 끌려 들어간다.
그렇게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우리는 과연 더 좋은 장관을 얻고 있는가.이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다면 이제 제도 자체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청문회가 공개재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인사청문회의 본래 취지는 옳았다. 대통령의 인사권을 견제하고 고위공직자의 능력과 도덕성을 국민 앞에서 검증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많이 달라졌다. 정책과 능력보다 신상 문제가 앞서고, 후보자 본인을 넘어 가족까지 검증 대상이 된다. 작은 흠결 하나가 발견되면 그것이 후보자의 전체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처럼 확대된다.
더구나 여야의 기준도 일관되지 않다. 야당일 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여당이 되면 같은 문제를 방어한다. 정권이 바뀌면 역할도 뒤바뀐다. 그렇다면 이것은 제도적 검증이라기보다 정치적 공방에 가까워진다.
물론 재산 형성, 세금, 병역, 범죄경력, 이해충돌, 논문 표절 등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을 반드시 국회의원들이 카메라 앞에서 몇 시간씩 질문해야만 확인할 수 있는가. 아니다. 국세청·경찰·병무청을 비롯한 관계기관과 전문적인 인사검증 시스템을 활용하면 오히려 훨씬 정확하게 검증할 수 있다.

검증은 강화하되 정치적 공개재판은 없애자는 것이다. 대통령에게 사람을 쓸 권리를 주고 책임을 물어라. 우리 헌법은 국무위원을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장관은 원칙적으로 대통령이 자신의 국정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선택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은 대통령이 사람을 지명하고 국회가 청문회를 열고 여야가 싸운다.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 다시 싸운다. 그러고도 일정한 법적 절차가 지나면 대통령은 임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엄청난 정치적 소음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차라리 원칙을 분명하게 하자. 대통령에게 사람을 쓸 권한을 주고, 잘못 쓴 책임도 대통령에게 물으면 된다.
무능한 장관을 임명했다면 국정 실패의 책임을 대통령이 지면 된다. 문제가 있는 사람을 알고도 임명했다면 그것 역시 대통령의 인사 실패다. 국민은 지지율과 선거를 통해 평가한다.
권한은 대통령이 행사하면서 인사 과정의 책임은 국회와 나누는 지금의 구조가 오히려 책임정치를 흐릴 수도 있다.
인사권과 인사책임을 일치시키자. 좋은 사람이 왜 장관을 하려고 하겠는가. 더 심각한 문제는 인재의 공직 기피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데려와야 할 장관 후보자는 정치인만이 아니다. 세계적인 과학자, 기업 CEO, AI·반도체·바이오 전문가, 국제금융 전문가, 성공한 창업가 등 민간의 최고 인재들을 국가 경영에 참여시켜야 한다.
그런데 이들에게 장관을 하려면 본인뿐 아니라 가족의 수십 년 삶까지 공개되고 정치적 공격을 감수해야 한다고 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응하겠는가. 공직에 들어오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비용이 지나치게 커지면 결국 남는 사람은 정치적 공격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최고의 사람을 골라내야 할 제도가 최고의 사람을 쫓아내는 제도가 된다면 그것은 실패한 제도다.
AI 시대의 국가 경쟁은 결국 인재 경쟁이다. 기업은 세계 최고의 사람 한 명을 영입하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한다. 그런데 국가는 어렵게 찾은 인재를 청문회장에 세워놓고 망신당할 준비부터 하라고 한다.
이래서는 좋은 사람이 정부로 오지 않는다. 사전 신상털기에서 사후 성과평가로 바꾸자. 청문회를 폐지한다고 국회의 견제권까지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국회가 더 중요한 일을 하면 된다. 장관 취임 6개월 또는 1년 뒤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장관 성과평가 청문회를 하자.

취임할 때 약속했던 정책은 얼마나 실행했는가. 예산을 제대로 사용했는가. 조직을 혁신했는가. 국민에게 어떤 성과를 냈는가. 과거를 캐는 청문회보다 미래와 성과를 묻는 청문회가 훨씬 생산적이다. "30년 전에 무엇을 했습니까?"가 아니라 "장관이 된 뒤 무엇을 했습니까?"라고 묻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도덕성 검증은 전문기관이 맡고, 국회는 정책과 성과를 감시하는 것이다. 헌법상 국회 동의가 필요한 자리는 별개다. 물론 모든 고위공직자에 대한 국회 검증을 없애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국무총리처럼 헌법상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자리는 당연히 별도로 다루어야 한다. 대법원장·대법관·감사원장 등 권력분립과 헌법기관의 독립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직위 역시 그에 맞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통령이 행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임명하는 장관까지 지금과 같은 공개 인사청문회를 계속해야 하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필요하다면 관련 법률을 고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제도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제도의 목적을 지키는 것이다.
이제 인사청문회를 결산하자. 인사청문회 제도를 오랫동안 운영했으면 이제 냉정하게 결산해볼 때가 됐다.
좋은 장관을 더 많이 찾아냈는가. 부적격자를 효과적으로 걸러냈는가. 대통령의 인사책임이 더 분명해졌는가.
국민이 후보자의 정책능력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들이 공직으로 들어오는 데 도움이 되었는가.
그렇지 않다면 바꿔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불필요한 정치적 노이즈에 너무 많은 국가적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인사청문회도 그중 하나다.
검증은 필요하다. 그러나 노이즈가 검증을 압도해서는 안 된다. 도덕성과 이해충돌은 전문기관이 더 철저하게 검증하자. 대통령에게는 사람을 쓸 권한을 주자. 잘못된 인사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확실하게 책임을 묻자. 그리고 국회는 취임 전의 과거보다 취임 후의 성과를 감시하자.
사람을 쓰기도 전에 흠집부터 찾는 나라가 아니라, 최고의 사람을 찾아 쓰고 그 결과에 책임을 묻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이제 인사청문회를 폐지하자. 검증을 없애기 위해서가 아니다. 노이즈를 없애고 진짜 검증을 하기 위해서다.
※이근면 이사장은 삼성그룹에서 37년 동안 인사조직의 최일선을 지휘했던 인사전문가다.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1년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11월 초대 인사혁신처장으로 임명돼 공직사회 혁신을 진두지휘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학부대학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사처장으로 재직할 당시 성과주의를 공무원 사회에 도입했으며, KTX 이용시 일반실을 타는 장관급 공무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