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중국이 6일 루이진~옌안 고속철을 개통했다.
- 장정 승리 9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확대했다.
- 장정 정신을 새 발전 동력으로 재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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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대 중국식 현대화 '새로운 장정' 상징성 부각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중국이 공산당의 최대 역사적 사건인 '대장정(長征)' 승리 90주년을 맞아 전국적인 기념행사를 잇달아 열며 장정 정신을 현재와 미래의 발전 동력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특히 대장정의 출발지와 종착지를 잇는 고속철도 개통을 계기로 과거의 '혁명의 길'을 오늘날 '신 장정'으로 연결하는 메시지가 부각되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장시성 루이진(瑞金)에서 산시성 옌안(延安)으로 향하는 G3998편 푸싱(復興)호 고속철도가 첫 운행에 들어갔다. 총연장 1857㎞로 장시·후베이·산시성 등을 거치며 20여 개 역을 연결한다. 최고 시속은 300㎞, 소요시간은 약 11시간32분이다.
그동안에는 과거 주력 홍군의 장정 출발지 루이진과 도착지 옌안을 직접 연결하는 교통편이 없어 난창·우한·시안 등에서 여러 차례 환승해야 했고 이동시간도 16~22시간에 달했었다.
장시성 루이진과 산시(섬서)성 옌안 두 도시는 중국 공산당의 혁명사에서 상징성이 매우 큰 도시다. 중국은 루이진을 중앙홍군이 장정을 시작한 '공화국의 요람'으로, 옌안은 장정의 종착지이자 집권과 건국의 기반을 닦은 '신중국의 요람'으로 불린다.

1934년 10월 루이진을 출발한 중앙홍군은 국민당군의 포위·추격을 피해 상강 전투, 사도적수(四渡赤水), 노정교 도하, 설산과 초원 횡단 등 수많은 고난을 겪으며 약 2년에 걸쳐 장정을 이어갔다. 장장 2만5000리(약 1만2500㎞)에 이르는 이 여정은 공산당이 대륙의 주인이 되는 전환점이 됐다.
올해는 이 장정 승리 90주년이다. 중국 당국은 이를 기념하는미술전과 다큐멘터리, 영화 등 다양한 문화 예술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수도박물관에서는 8월 26일부터 '수묵화: 장정의 노래' 전국 미술전이 열리고 있으며, 중국국립미술관에서도 장정 승리 90주년 기념 미술전이 개최됐다. CCTV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상강 전투 등 역사적 장면을 재현한 10부작 다큐멘터리도 제작했다.
중국은 장정 관련 유적지에 대한 재조명 작업의 일환으로 장시성 위두(于都) 등 옛 홍색 유적지의 농촌 진흥과 산업 발전을 소개하고 있으며, 국가문물국은 8~10월 장정 관련 문화재 보호 행사를 추진한다. 특히 2026년 완공과 일반 공개를 목표로 쭌이(遵義)회의 유적지 보호·복원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번 루이진~옌안 고속철도 개통은 이 같은 기념사업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밀짚신을 신고 험난한 길을 걸었던 홍군 후손들이 이제 고속철도를 타고 조상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모습을 집중 조명했다. 90년 전 1년 넘게 걸렸던 길을 오늘날에는 하루도 안 돼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통해 중국의 발전상을 부각했다.

중국 당국이 장정 90주년을 크게 강조하는 데에는 역사적 정통성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현재의 국가 발전을 '새로운 장정'으로 규정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대장정시기 희생과 인내, 난관 극복의 정신을 경제·사회 발전과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필요한 가치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특히 미·중 전략경쟁과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장정 정신을 강조하는 것은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자체적인 발전의 길을 가겠다는 대내외 메시지로도 읽힌다. 과거 '갈 길이 없으면 스스로 길을 만들었다'는 장정의 서사를 오늘날 기술혁신과 산업고도화, 지역 균형발전으로 확장하는 셈이다.
고속철도 역시 단순한 교통망을 넘어 '붉은 동맥' 홍색 루트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루이진과 옌안을 비롯한 대장정의 유적지를 하나의 관광·문화권으로 묶고, 인구와 물자·정보의 이동을 촉진해 옛 혁명기지의 농촌 진흥과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역할이다. 중국 매체들은 90년 전 홍군이 개척했던 대장정의 홍색 루트가 시대 변화속에서 고속철도와 디지털 기술, 관광산업을 통해 새롭게 모습을 바꿔가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